[연예계 이젠 학풍!]비밀이 없다,'학력세탁' 파헤치는 네티즌 정보력

by김재범 기자
2007.08.19 09:55:18

▲ 최근 학력 논란이 일고 있는 장미희에 대한 포털사이트의 인물정보. 누구나 쉽게 유명인사들의 학력과 경력을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의 정보자유'는 이번 학력파문의 출발점이 됐다. 



[이데일리 SPN 김재범기자]문화예술계에서 시작된 학력조작 논란이 결국 연예계로 확산됐다.

배우겸 교수였던 70년대 톱스타 장미희가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력을 속였다는 '학력세탁' 논란에 휘말렸고, 배우 이경영, 방송인 강석, 배우겸 방송인 오미희 등이 잇따라 학력 논란의 장본인이 됐다.

이들에 앞서 라디오의 인기 영어 강사 이지영을 비롯해 건축가 이창하, 연극배우 윤석화 등 방송에서 활약하던 유명인사들이 그동안 밝혔던 학력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이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에서 출발된 학력 논란이 이렇게 빠르게 연예계로 확산되는 배경은 무엇일까.

연예계 관계자들은 우선 명사들의 학력과 경력이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모두 공개되는 온라인의 인물정보가 '학풍'의 출발점이 된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포털 사이트에서 이름만 치고 검색하면 생년월일부터 출신지 주요 학력, 경력을 무료로 알 수 있다. 여기에 조금만 비용을 투자해 일부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유료 인물정보까지 검색하면 가족사항과 세세한 이력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모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전에는 개인 이력서나 경력서류, 또는 방송사에 내는 신상자료에만 올라 있던 학력이나 경력을 이제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다"며 "따라서 과거에 별 생각없이, 또는 조금 의도적으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부풀렸던 각종 이력들이 그대로 공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정보가 온라인에 그대로 공개되는만큼 마음만 먹으면 이를 검증하기도 어렵지 않다.
 
최근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각종 학력 의혹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는 했어도,  의문점의 제시나 반박자료의 공개는 사이버 공간에서 먼저 이루어졌다. 

실제로 장미희를 비롯한 유명 연예, 방송인에 대한 학력 의혹은 이달 초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와 퍼졌던 네티즌의 글에서 이미 제기됐다. 이 글을 쓴 네티즌은 대학교 외에 장미희의 고등학교 학력까지 그동안 알려진 장충여고가 아니라는 것을 지적했고, 이 내용은 장미희가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그대로 인정을 했다.
 
물론 래퍼 타블로를 둘러싼 해프닝처럼 일부에서 학력 논란에 편승해 뚜렷한 근거없이 '마녀사냥'식으로 마구잡이로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단 의문이 제기되면 각종 자료를 경쟁적으로 공개하며 사실 확인에 들어가는 네티즌들의 무서운 정보력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경력 15년의 한 가요 매니저는 "학력파문 이전에 떠들썩했던 연예인의 '방송나이' 나 성형수술 논란도 결국 초등학교 졸업 앨범이나 수학여행 때 사진까지 찾아내는 우리 네티즌들의 유별난 정보력 때문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어떤 때는 너무 극성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과거처럼 '좋은게 좋은거지' 식으로 적당히 포장했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신상을 공개하게 만드는 장점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