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色의 비밀…황설탕·흑설탕은 건강할까

by김태현 기자
2016.04.11 02:18:00

소비자, 백설탕 건강에 안 좋다는 인식 커
설탕 색깔은 제조 공정상의 차이일 뿐 성분 유사
최근에는 기능성 감미료에 대한 관심 높아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설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설탕을 무작정 끊을 수 없는 만큼 설탕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백설탕 대신 황설탕이나 흑설탕을 사용하는 것이다.

정말 황설탕이 백설탕보다 건강에 더 좋은가. 정답부터 말하면 아니다. 설탕 색깔은 제조 공정상의 차이일 뿐 높은 열량 등 성분 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왜 백설탕은 ‘악마의 백색가루’라는 오명을 쓰게 됐을까. 업계 전문가들은 색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백설탕이 인위적으로 맛을 낼 때 쓰는 인공 조미료처럼 하얀색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인공 조미료라 생각하고 백설탕을 꺼려 한다는 설명이다.

설탕 색깔은 제조과정에서 결정된다. 사탕수수에서 맨 처음 얻게 되는 설탕은 백색이다. 사탕수수로부터 얻어진 원당을 용해, 여과, 정제 과정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정제한 시럽을 농축 결정한 후 건조하면 백설탕이 탄생한다. 어떤 설탕보다도 사탕수수에 가장 가깝다.

황설탕은 백설탕에 추가 공정으로 원당에서 얻은 미네랄 성분을 혼합하고 재가열해 만든다. 흑설탕은 황설탕에 시럽을 혼합해 만든다. 백설탕을 만들 때보다 손이 더 간다.

황설탕과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비싼 이유는 이 때문이다. 공정을 추가하고 미네랄 성분과 시럽을 더 넣다 보니 가격도 그만큼 비싸진다. CJ제일제당(097950)의 ‘백설 하얀설탕’(1㎏) 가격은 1130원, ‘백설 갈색설탕’(1㎏) 가격은 1740원, ‘백설 흑설탕’(1㎏) 가격은 2400원이다.

성분의 경우 약간의 차이는 있다. 백설탕은 제조 과정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지기 때문에 순도가 가장 높다. 반면, 미네랄 성분은 적다. 황설탕과 흑설탕은 백설탕과 비교해 순도는 낮지만, 원당에서 유래된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다. 그러나 칼로리는 흑설탕을 제외하고 같다.

오히려 순도가 높은 백설탕은 상대적으로 순도가 낮은 황설탕이나 흑설탕보다 적게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단맛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칼로리를 관리하는데 더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성분도 비슷한데 여러 가지 설탕을 만드는 이유는 바로 맛 때문이다. 백설탕은 깔끔한 단맛으로 모든 요리에 사용 가능하다. 황설탕은 감칠맛과 색이 진해 매실청 같이 색깔을 낼 때 좋고 흑설탕은 깊은 풍미 때문에 향이 강한 음식에 곁들이면 좋다”고 말했다.

설탕이 나트륨과 함께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설탕을 대체할 기능성 감미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단맛은 설탕보다 조금 덜하지만, 칼로리를 확 낮춘 기능성 감미료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전체 당류 시장 규모는 1544억원이다. 이 중 기능성 감미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6.6%(102억원)로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성장세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2015년 설탕 시장 규모는 1439억원으로 2014년 1735억원에서 뚝 떨어졌다. 반면, 알룰로스·자일로스·타가노스 등 기능성 감미료는 같은 기간 38%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성 감미료는 기존 설탕보다 3배는 비싸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영국이 2018년 설탕세 도입을 앞두고 있고 세계적으로 ‘단 것과의 전쟁’이 한창인만큼 앞으로 당류 시장은 기능성 감미료에 집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능성 감미료는 단맛은 설탕의 60~90% 정도지만 칼로리는 설탕의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출시된 알룰로스의 경우 칼로리를 기존 설탕의 5%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기능성 감미료가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한계도 있다. 발효가 필요한 제과제빵의 경우 기능성 감미료가 설탕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효모가 설탕을 먹고 발효가 되어야 하는데 기능성 감미료는 이런 역할을 못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CJ제일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