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일대 승부 나서는 김동현, 비장의 무기는 '긍정멘탈'

by이석무 기자
2014.08.23 09:21:09

김동현. 사진=슈퍼액션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인 최초의 UFC 파이터 김동현(32·부산 팀매드)이 ‘긍정멘탈’을 앞세워 3년전 아쉽게 놓쳤던 타이틀 도전이라는 목표에 다시 다가선다.

김동현은 23일 오후 마카오 코타이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 마카오 대회에서 웰터급 랭킹 4위인 타이론 우들리(미국)와 맞대결을 벌인다.

김동현은 최근 UFC에서 4연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최근 두 차례 경기에선 화끈한 KO승으로 전 세계 격투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해 10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홈그라운드의 에릭 실바(브라질)를 호쾌한 왼손 카운터 펀치로 쓰러뜨린 데 이어 올해 3월 마카오에서 벌어진 존 해서웨이(영국)와의 경기에선 그림 같은 백스핀엘보를 적중시켜 실신 KO를 이끌어냈다.

최근 두 차례 호쾌한 KO승은 그동안 김동현에게 따라붙었던 ‘경기가 재미없다’, ‘너무 승리에만 집착한다’는 꼬리표를 완전히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정체 상태였던 김동현의 UFC 내 입지가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라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김동현이 이번에 맞서 싸우게 될 우들리는 맹수들이 우글대는 정글로 비유되는 웰터급에서 최근 주목받는 강자다. ‘선택받은 자’라는 별명을 가진 우들리는 신장은 175cm로 185cm의 김동현보다 10cm가 작다. 하지만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서도 나타나듯 탁월한 파워와 레슬링 실력을 자랑한다.

그래플링 실력에 관한 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김동현도 정통 미국 스타일의 레슬러와 싸워본 경험은 많지 않다. 13승3패의 우들리는 특히 김동현에게 플라잉 니킥 KO패를 선물했던 카를로스 콘딧(미국)을 올해 3월 2라운드 레그킥 TKO로 꺾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UFC 진출 후 3승2패를 기록 중인데 3승이 모두 KO나 TKO승리일 만큼 타격 실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6월 로리 맥도날드(미국)에게 판정패해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김동현 입장에선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웰터급 랭킹도 김동현이 9위인 반면 우들리는 4위로 5계단이나 위에 있다.

하지만 김동현은 두려울게 없다. 2008년부터 UFC 무대에서 벌써 7년째 활약하며 13경기나 치른 베테랑이다. 가장 잘하는 그라운드 위주의 경기 스타일을 버리고 과감히 스탠딩 타격 위주로 변신해 2연속 KO승을 거두면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무엇보다 김동현의 가장 큰 무기는 ‘긍정 멘탈’이다. 최근 직접 쓴 ‘김동현의 멘탈수업(인간희극)’에서 그는 “그냥 먹고 살기 위해 시합을 계속 이어갔다면 그냥 똑같은 선수로 남아 있었을 거다. 하지만 나는 저 높은 구름 위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챔피언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한 사람이 됐다. 비록 아직은 부족할지 몰라도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가는 지금의 나는 뭔가 다를 것이다. 기술과 체력은 거들 뿐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어떤 멘탈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기본적으로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거나 ‘미친 듯 화끈하게 싸워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멘탈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모든 주변 상황을 재해석해 나 자신이 상대방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납득시키고 시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논리를 구성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승리를 위해 모든 주변 상황을 내게 끌어들여 긍정적인 요소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 ‘긍정 멘탈’은 때리면 때릴수록 더 강해지는 무쇠처럼 오늘날 김동현을 강하게 만드는 심장이나 다름없다.

김동현은 이번 경기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스스로 표현했다. 격투기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 어찌 보면 선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찾아온 정상 기회일 수도 있다. 그는 “지금은 내 커리어 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다. 타이틀샷을 얻기 위해 이기든 지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 위험한 도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지루한 선수를 위한 기회는 없다”고 말했다.

과연 ‘긍정멘탈’로 무장한 김동현이 인생 일대에 찾아온 중요한 기회를 또 한 번 화끈한 승리로 살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