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택시 위기봉착 LPG업계 ‘변화’ 모색

by김보경 기자
2014.01.16 06:00:00

사용제한 단계적 완화 요구
원료 공급처 다변화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경유택시 도입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액화석유가스(LPG)업계가 사용제한 완화, 공급처 다변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5일 LPG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15년 9월부터 경유택시에 대해서도 화물차나 버스 수준의 유가보조금(ℓ당 345.54원)이 지급될 전망이다.

그동안 LPG업계는 유가보조금(ℓ당 221.36원)을 앞세워 택시 연료 시장에서 우월적 위치를 고수해왔다. 전국에 등록된 LPG택시는 약 25만대로, 국내 전체 LPG 수요의 25%를 택시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서 1년8개월 뒤에는 경유택시의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LPG 차량 등록 대수는 2010년 245만5696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244만5112대, 2012년 243만3367대로 2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2000년 전후로 대거 도입됐던 LPG 차량이 노후화돼 퇴출됐고 신차 등록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LPG업계의 수익성이 악화가 당연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LPG업계는 현재 택시,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으로 한정된 사용제한을 풀어줄 것으로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LPG업계 관계자는 “LPG 차량은 유가보조금을 받는 대신 영업용이나 사회적 약자만 탈 수 있도록 법으로 묶여 시장을 더 키울 수 없었다”면서 “경유택시 도입으로 연료 경쟁시대가 된 만큼 LPG도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셰일가스 수입 등 원료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LPG업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독점하고 있는 중동산 LPG를 들여오고 있다. 독점 시장이다 보니 가격결정권도 아람코가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산 LPG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도 저렴한 셰일가스 기반의 LPG를 들여올 계획이다. LPG 수입업체 중 E1은 미국 가스 생산업체인 엔터프라이즈사와 셰일가스 수입 계약을 맺고 올해부터 분기당 4만5000t씩 연 18만t을 들여오기로 했다. SK가스도 2015∼2016년 북미 셰일가스 기반 LPG 36만t을 구입할 예정이다.

농어촌 지역에 LPG 공동 배관망을 설치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한LPG협회와 한국LPG산업협회는 현재 충남 천안 서북구 삼곡마을에 2.9톤 규모의 LPG탱크 1기와 총연장 1.7㎞의 배관을 설치하고 ‘마을단위 LPG 배관망’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부터 광역도당 1개씩 모두 9개 농어촌 마을을 선정, 마을당 3억원씩 총 27억 원을 투입해 LPG 배관망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