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드라마]②도깨비·저승사자·삼신할미, 민간 설화의 재발견

by김윤지 기자
2016.12.09 06:55:00

‘도깨비’ 스틸컷(사진=화앤담픽처스)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갓 대신 페도라를 쓴 저승사자와 올 레드 정장을 입은 삼신할머니. 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미니시리즈 ‘도깨비’ 속 이야기다. ‘도깨비’는 민간 설화 속 캐릭터를 현대적인 감각적으로 재해석해 세련된 인물로 가공했다는 반응이다. 민간 설화에서 원형을 가져온 ‘도깨비’ 속 캐릭터를 알아봤다.

◇섹시한 도깨비, 한국형 히어로

도깨비는 오래 쓰다 버린 물체에서 비롯된 음귀(陰鬼)를 뜻한다.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 오니 설화와 뒤섞여 뿔 달린 심술쟁이로 묘사되기도 했지만, 우리 민간 설화 속 도깨비는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비상한 힘과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극중 도깨비(공유 분)는 고급스러운 의상과 소품을 걸친 30대 남성의 외양이다. 고려시대 역적으로 몰려 억울하게 죽은 장군의 칼이 생전 장군의 모습으로 도깨비가 됐다. 불멸의 삶을 사는 그는 뛰어난 완력과 청력, 염령, 공간 이동 능력 등을 지니고 있다. 죽은 자도 살릴 수 있다. 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주사다. 약점은 동요 ‘도깨비 팬티’다. 모욕으로 여긴다.

‘도깨비’ 스틸컷(사진=화앤담픽처스)
◇패셔니스타 저승사자는 처음이지



저승자사는 저승에서 염라대왕의 명을 받고 죽은 사람의 넋을 데리러 온다는 심부름꾼이다. 죽음과 밀접관 연관을 맺고 있어 퀭한 눈에 갓을 쓴 인물로 주로 묘사됐다.

‘도깨비’ 속 저승사자 왕여(이동욱 분)는 수기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 업무에 지친 ‘박봉 공무원’처럼 그려진다. 인간처럼 먹지 않으면 배고픔을 느끼고, 300년 동안 제사상 노잣돈을 모아 겨우 전세금을 마련한다. 인간 세상에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도깨비와 마찬가지로 염력과 공간 이동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저승사자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상태다.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
◇이렇게 예쁜 삼신할머니

삼신할머니는 가신(家神)의 하나로,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아이의 출산·수명·질병 등을 관장한다. ‘할머니’란 표현에서 대부분 나이든 여인으로 묘사됐다.

이엘이 ‘도깨비’ 속 삼신할머니 역을 맡았다. 엄마 배 속에서 죽었어야 할 운명이었던 지은탁(김고은 분)을 몰래 돕는 인물이다. 지은탁의 어린 시절 삼신할머니는 육교에서 채소와 잡동사니를 파는 할머니로, 아홉 번째 생일에 엄마를 잃은 지은탁에게 배추를 선물했다. 열아홉 번째 생일엔 올 레드 정장을 입은 젊은 여인의 모습으로 지은탁에게 시금치를 건넸다. 그 시금치로 인해 지은탁의 못된 사촌들은 손을 베거나 김밥을 먹고 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