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안 살아나네…식어가는 건설주

by김인경 기자
2023.02.24 00:02:00

코스피 건설업, 이달 들어 0.56% 하락
철강·기계는 물론 코스피 상승률에도 못미쳐
아파트 입주율 급락에 현금 흐름 악화 우려
회복 시그널 없어…"해외 성과에 주가 반등"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연초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건설주의 상승세가 이달 들어 주춤하다. 여전한 거래 부진 속에 아파트 입주율까지 전년 대비 15%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건설사들의 현금흐름 악화 우려도 확대 중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3% 오르며 79.60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2월을 두고 보면 80.05에서 79.60으로 0.56%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58%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하락세다.

최근 철강금속이나 운수장비, 기계 등 대다수의 경기민감주가 중국의 부양책 기대에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건설주는 금리인하나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감이 꺾이며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2월 코스피 주요 경기민감업종 등락률[단위:%, 출처:마켓포인트]
게다가 주택시장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최근엔 아파트 미입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수도권 75.2%, 전국 66.6%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이 88.8%, 전국이 83.0%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 폭이 가파른 상황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입주는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입주 포기라기보다 기존 주택 처리 지연에 따른 입주 지연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미입주에 따라 단기적으로 건설사의 영업현금흐름 악화, 중장기적을 실적훼손이 우려스럽다”라고 지적했다.



건설사의 영업현금흐름은 주택사업부문이 결정한다. 공사대금이 분양대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도금 규모 대비 원가투입이 많은 공기 후반부에 건설사 영업현금흐름이 악화하다가 준공 후 입주잔금이 회수되며 영업현금흐름은 개선된다.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께나 건설사의 현금 흐름이 개선될 것이란 평가다.

분양 시장도 여전히 냉각기를 맞고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분양 부진에 따라 신규 착공이 어려운 시그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당장 자금 조달에 대한 어려움도 있지만, 착공하더라도 현금유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시장에 팽배하다”면서 “주택 업황이 회복되려는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국내 주택시장 부진이 길어지며 해외 시장 비중이 높은 건설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 현장과 비교해 수주 후 착공 전환이 빠르고 원가율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해외 플랜트 현장 위주로 매출을 늘리려고 할 것”이라며 “해외 사업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일 경우 주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단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