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원다연 기자
2023.01.16 00:01:00
美 CPI, 2년 7개월만 하락 전환
연준 내달 '베이비스템' 전망 확대
달러약세 더해지며 외국인 매수세 유입
4Q실적, 과도한기대에 변동성 확대 우려도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며 국내 주식시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랠리를 기대한 매수세가 벌써부터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피봇(통화정책 방향전환)이 시기상조라는 전망도 여전한 데다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랠리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물가지표 둔화에 ‘속도조절론’…코스피 한달만 2380선 회복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증시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386.0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38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4일(2399.25)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미국 물가 지표가 둔화하면서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대신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매수세를 이어가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주 각각 1조 7477억원, 9889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대비 6.5%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6.5%)에 부합하는 한편 전월(7.1%)을 밑돌았다. 이로써 미국 CPI 상승률은 6개월 연속 둔화하며, 지난 2021년 10월(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특히 전월대비로는 0.1% 떨어지며, 2020년 5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 물가가 하락했다. CPI 흐름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이며, 연준은 이를 기반으로 시중 유동성을 조절한다.
물가 지표 둔화 흐름에 연준 인사들의 ‘속도조절론’이 더해지며 증시 랠리를 지지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우리가 올해 몇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 생각에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리던 시기는 지나갔다”며 “앞으로 25bp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아직 할 일이 더 많다”면서도 “이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일을 할 때 더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1일 FOMC에서 베이비스텝을 결정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추세라면 CPI 상승률은 기저효과와 함께 올해 상반기 안에 3% 초반까지 빠르게 둔화될 수 있을 전망”이라며 “다가오는 2월 FOMC에서도 25bp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성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가 2월 25bp 인상을 끝으로 금리 인상을 종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을 현 수준(3.5%)에서 멈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선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무게추가 점차 물가에서 경기로 기울고 있다”며 “1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으로 4분기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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