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문상돈 PD “6주 휴방, 섬세한 기획으로 컴백”(인터뷰②)
by김윤지 기자
2018.02.02 06:55:00
[고양(경기)=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어느덧 8개월이다.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는 목요일 예능 강자로 자리 잡았다. 재방송까지 광고 완판에 시청률 5% 돌파. MBC에브리원의 복덩이였다. 그만큼 제작진은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6명의 PD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현재 12명의 PD가 이끌고 있다. 1주일에 하루 휴일이 보장되는 최소 인력이다. 1주일에 한 번 스튜디오 녹화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송가에서 스튜디오 녹화는 2주 분량을 한꺼번에 촬영할 때가 많다. 시간 절약을 위해서다. ‘어서와’는 MC들이 보는 영상 편집 속도를 맞추기 어려워 주 1회 녹화로 진행 중이다.
이에 ‘어서와’ 측은 제주도 편 이후 6주 동안 짧은 방학을 결정했다. 지난 1년 동안 이틀 이상 쉬어본 적이 없는 제작진과 스태프들을 위한 배려다. 문 PD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제작진의 피로 누적 등 현실적인 이유”라면서 “다음 편 섭외나 회의 때문에 100% 휴가는 아니”라고 웃었다. 문 PD는 “전반적인 변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프로그램의 성공 이후 SBS ‘내방 안내서’, 올리브 ‘서울메이트’, tvN ‘친절한 기사단’ 등 유사한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처음엔 의식이 되더라. 외국인이 출연하는 야외리얼리티라는 콘셉트는 비슷하지만, 보다보면 ‘어서와’ 만의 날 것 같은 그림이 있다. 그것 보고 ‘이대로 쭉 밀고 가자’는 생각을 했다. ‘어서와’는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제작진의 개입 없이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그 원칙은 이어갈 생각이다. 제작진이 어설프게 개입하면 부자연스럽다. 물론 처음에는 출연자들이 카메라를 의식한다. 본인들도 주저주저한다. 그때마다 편하게 하라고 말씀드린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우리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일반인의 방송인 출연이라 어려움은 없나.
△운이 좋은 것 같다. 초반엔 어색함이 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혼자라면 그런 어색함이 오래 갈 것이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하다 보니 서서히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더라. 처음에 설치된 카메라를 보면서 ‘신기하네?’ 정도다. 나중엔 신경도 안 쓴다.
―tvN ‘윤식당’ 제작진은 번역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더라. ‘어서와’는 어떤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래도 영어가 아닌 언어는 번역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편인데, 물리적으로 전체 상황을 보여줄 수 없어 다소 의역을 할 때가 있다. 만약 그 부분도 통역하는 분이 제작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을 했다면 의역의 의역이 된다. 핀란드어처럼 통역이 가능한 인력풀 자체가 적을 때도 난감하다. 일단 살펴볼 양이 많다. 4박5일 동안 3~4명이 대화한 분량이지 않나. A4 용지로 출력하면 양이 어마어마하다. 그걸 읽기만 해도 하루가 간다.
‘어서와’는 제작진의 ‘무개입’을 원칙으로 한다. 출연자가 움직이는 대로 따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장소를 방문할 때도 많다. 제작진의 몫은 카메라에 담을 수 있게끔 현장 섭외를 성공시키는 일이다. 이처럼 ‘리얼예능’을 추구하다보니 행인 등이 카메라에 포착된다. 미처 블러 처리를 못한 이들에게 항의 전화를 받을 때도 있다. ‘리얼예능’의 이면이다.
△기본적으로 블러 처리를 한다. 이를 두고도 시청자 의견도 엇갈리더라. 시청에 몰입할 수 없다는 분도 있고, 개인의 초상권 문제란 분도 있다. 인도 편에서 이태원 술집을 찾았는데, 방송 이후 항의가 꽤 들어왔다. 제작진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출연자 별로 여행 스타일이 각양각색이다. 인도 편에선 고급 숙소에서 묵었다. 출연자 별 제작비는 동일한가.
△제작비는 늘 똑같다. (웃음) 국가별 차이가 없다. 용돈도 함께 주는데, 다들 성인이다 보니 각자 사용할 돈을 따로 가져온다. 그걸 말릴 필요는 없지 않나. 인도 편의 비크람은 지난달 한국을 찾아 엄청나게 쇼핑을 하고 돌아갔다. 그 사이 한국어 개인교습을 받아 실력이 늘었더라.
―김준현, 딘딘, 신아영, 알베르토 등 4MC가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고마운 점이 있다면.
△의외의 조합이지만 ‘케미’가 좋다. 신아영은 적재적소에서 질문을 던지고, 김준현은 프로그램의 안정감을 맡고 있다. 알베르토는 외국인의 시선에서, 딘딘은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준다. 대본이 준비돼 있지만 다들 그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6주 동안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
△섬세한 기획을 선보이고 싶다. 예를 들어 김치 먹는 장면이 그렇다. 다들 한국을 처음 찾기 때문에 대부분 김치에 호기심을 보인다. 그렇다고 방송에서 매번 보여드릴 순 없다. 편집으로 덜어내는 방법도 있고, 다른 방식으로 보여드리는 방법도 있다. 리얼리티지만 사전 기획을 통해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인터뷰③로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