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월만 '최저' 물가에도 불안 산적…"8월부터 3% 안팎 등락"

by이지은 기자
2023.08.03 00:00:00

7월 소비자물가 2.3%…2개월 연속 2%대
폭우에 채소 등 밥상물가 들썩…기저효과 약화 전망
유가·기상 변수도…정부·한은 "불확실성 높아"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최정희 기자] 물가상승률이 6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두 달째 2%대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하면서 25개월 만의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을 견인했다. 다만 최근 집중호우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밥상물가가 들썩이는데다, 8월부터는 기저효과가 축소될 것으로 보여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전년동월대비 2.3% 올랐다. 이는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다. 앞서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7월 물가 상승률 전망’ 설문조사 결과(2.4%)보다도 0.1%포인트 더 낮았다.

전체 지표의 둔화세를 이끈 건 석유류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25.9% 하락해 198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 감소했다.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받는 공업제품(0.0%), 전기·가스·수도(21.1%)도 상승폭이 둔화했다.



물가 둔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작년 7월 물가 상승률이 6.3%로 정점을 찍은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폭우 피해로 지난달 상추와 시금치가 각각 83.3%, 66.9% 폭등하는 등 채소류 물가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정부는 기상 이변, 추석 명절, 국제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다음 달까지는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8월부터는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채소류 도매가격이 크게 오른 24일 오전 서울 경동시장에 채소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