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근우 기자
2023.01.27 05:58:08
다자보험, ABL생명 매각 위해 원매자 접촉 중
보험사 매물 다수…매각 성사 가능성은 의문
성숙기 접어든 국내 보험시장서 외국계 철수
IFRS17·K-ICS 등 새 제도 적응 시간도 필요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국내 철수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에 나온 다수의 보험사 매물이 상당 기간 소화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성숙기에 접어든 보험업의 낮은 성장성과 함께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과도기 문제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ABL생보 매각 타진…보험사 매물 많아 결과 지켜봐야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최근 국내 생명보험사 ABL생명보험 지분 100% 매각을 위해 주요 금융지주와 사모펀드 등 주요 원매자와 접촉하며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다자보험은 지난해 말 매각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하고 ABL생명보험 매각을 추진해왔다. 매각가격으로는 40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고, 이르면 3월쯤 인수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향후 순탄한 매각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미 ABL생명보험 외에도 KDB생명, MG손해보험, 동양생명, 롯데손보, 악사손보 등 다수의 중소형 보험사들이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지만 이미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됐거나 뚜렷한 인수 의지를 보이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보험사 매물이 다수 시장에 나온 배경에는 수년 전부터 이어진 외국계 생보사들의 국내 철수 움직임이 한몫하고 있다. 이미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에 인수되며 국내에서 철수했고, 라이나생명 모회사 시그나그룹 역시 한국 라이나생명을 처브그룹에 팔고 한국시장에서 발을 뺐다.
특히 외국계 생보사들의 철수는 국내 시장에서 보험업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든 사실과 관련이 있다. 보험업계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가 일정 규모로 성숙한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신흥시장에 들어가 일정 규모로 성장한 뒤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했을 때 생명보험 시장이 꺾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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