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에 질린 아프간 여성 "내 인생은 끝났다…너무 두려워"

by김정남 기자
2021.08.19 00:19:04

CNN, 아프간 현지 한 여성의 육성 공개

(출처=CNN)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더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 정말 너무 두렵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머물고 있는 한 여성은 국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는 킴벌리 모틀리와 통화에서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으로부터) 학살이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CNN은 18일(현지시간) 모틀리와 이 여성의 통화 내용을 단독 공개했다.



이 여성은 통화 내내 겁에 질려 있었다. 때때로 격앙된 채 목소리를 높였다가, 또 이내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불안하고 힘들어 죽을 것 같다”며 “너무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여성은 또 “계속 연락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내 인생은 끝났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CNN을 통해 나타난 이 여성의 육성은 탈레반의 공포정치를 잘 보여준다. 아프간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인권을 존중하고 개방적·포용적인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아프간 현지 분위기는 다른 것이다. 실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등의 잔혹 행위에 대한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모틀리는 “인권에 핵폭탄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에 협력했던 아프간 여성들, 미군에 협력했던 아프간 남성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