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도우미 앨빈 최’…임성재가 돌아본 첫 우승의 길③

by임정우 기자
2020.03.04 06:00:11

임성재(왼쪽)와 앨빈 최. (사진=PGA 투어 벤 자레드)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캐디부터 통역까지 해준 앨빈 형…정말 고마워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임성재(22)의 곁에는 캐디 앨빈 최(28)가 항상 있었다. 앨빈 최는 캐디부터 통역까지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임성재의 PGA 투어 첫 우승을 도왔다.

임성재는 3일(한국시간)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앨빈 형이 이번 대회 나흘 동안 코스 안팎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며 “혼다 클래식 백을 메준 앨빈 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앨빈 최는 전문 캐디가 아닌 임성재와 함께 콘 페리 투어를 누볐던 경쟁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를 나온 앨빈 최는 2013년 프로로 전향해 콘 페리 투어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최근 손목 부상을 당했고 투어 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임성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부터 4주간 애리조나주립대 출신으로 최경주(50)의 캐디로 활동해온 이기택 씨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대학 동문인 세계랭킹 2위 존 람(스페인)의 결혼식이 있어 이기택 씨가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됐다.

고민 끝에 임성재는 콘 페리 투어를 함께 활동하면서 친해진 앨빈 최에게 SOS를 보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대회장에서 24㎞ 떨어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사는 앨빈 최는 임성재의 제안을 수락했고 캐디로 혼다 클래식에 참가하게 됐다.



그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끝나고 앨빈 형한테 전화했는데 캐디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앨빈 형이 투어 선수이자 좋은 형인 만큼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혼다 클래식이 열린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는 PGA 투어에서 손꼽히는 난코스다. 특히 ‘베어 트랩’으로 불리는 15번홀부터 17번홀까지는 PGA 투어 선수들도 파 세이브 하기에 바쁜 까다로운 홀로 유명하다.

임성재는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와 베어 트랩을 완벽하게 정복했다. 그는 앨빈 최는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나흘 동안 6언더파 274타를 적어내며 혼다 클래식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그는 “코스 공략부터 바람, 거리 계산 등 앨빈 형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준 앨빈 형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5일 개막하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는 다시 이기택 씨와 함께한다. 지난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좋은 기억이 있는 임성재는 2년 연속이자 2주 연속 상위권 진입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해 공동 3위를 차지하고 지난주 우승을 차지한 만큼 이번 대회 역시 기대된다”며 “기택이 형과 함께 전략을 잘 세우고 열심히 쳐서 한국에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