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으로 더 CJ컵 우승+세계 1위 완성한 켑카

by임정우 기자
2018.10.22 05:55:00

브룩스 켑카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JNA 제공)
[서귀포=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완벽한 전략의 승리였다. 브룩스 켑카(미국)가 공격적인 플레이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50만 달러) 우승과 세계랭킹 1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켑카는 21일 제주도 서귀포의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켑카는 단독 2위 개리 우드랜드(미국)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경기 후 켑카는 “열심히 노력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에 오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최대한 멀리 보낸 뒤 많은 버디를 잡겠다”고 선언한 켑카는 첫날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대회 첫날에는 제주도의 강한 바람에 고전하며 1타밖에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둘째 날부터 제주도 바람이 사그라지자 켑카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켑카는 300야드가 넘는 상상을 초월하는 장타를 앞세워 둘째 날(7언더파 65타)과 셋째 날(5언더파 67타) 12언더파를 몰아쳤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단독 선두로 최종 4라운드를 시작한 켑카는 이날도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켑카는 경기 초반 고전했다. 5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주고받으며 타수를 유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주춤하던 켑카가 6번홀부터 살아났다. 6번홀 버디를 시작으로 10번홀과 12번홀, 13번홀에서 1타씩을 줄이며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우드랜드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우드랜드는 16번홀까지 9타를 줄이며 켑카를 강하게 압박했고 1타 차까지 격차가 줄어들었다.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1타가 중요한 상황. 파4 16번홀에서 켑카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켑카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 데 이어 두 번째 샷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1타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다. 하지만, 켑카는 침착했다. 25m 거리에서 친 어프로치 샷은 그린에 떨어진 뒤 홀컵으로 사라졌고 켑카는 주먹을 불끈쥐었다.

2타 차 리드를 잡은 켑카는 마지막 18번홀에서도 다시 한 번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켑카의 손을 떠난 공은 428야드를 날아간 뒤 왼쪽 페어웨이 한중간에 멈췄고 두 번째 샷 역시 핀을 바로 보고 공략했다. 켑카의 마무리도 완벽했다. 그는 4m 이글 퍼트를 그대로 집어넣었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켑카는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며 2018-2019 시즌 첫 우승이자 PGA 투어 통산 5승째를 올렸다. 또 우승 상금으로는 171만 달러를 받았고 더스틴 존슨(미국)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는 감격을 누렸다.

그는 “2012년 유럽 2부 투어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6년 만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상상도 하지 못했던 꿈을 실제로 이뤘다. 어부지리가 아닌 내 손으로 세계랭킹 1위를 만들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켑카는 이제 세계랭킹 1위 지키기에 나선다. 그는 “2018-2019 시즌에는 4개의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총 22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며 “가장 욕심나는 대회는 US 오픈과 PGA 챔피언십이다.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오랜 시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