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등에 포천쌀 품귀…지역 식당들 "쌀 좀 주쇼"

by정재훈 기자
2018.09.02 02:48:43

지역 농협 곳간 비어 포천쌀 인센티브 지원사업 중단
쌀값 상승에 지역 농협들 재고 물량 소진
"지역 식당 배려 아쉬워..상생 고민해야"

포천쌀(사진=포천시새마을회)
[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포천시가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포천쌀 구매 인센티브 지원사업’이 지역 내 농업협동조합 곳간이 바닥나면서 개점휴업 상태다. 쌀값이 크게 오르자 농협이 보유중이던 쌀들을 대규모로 출하하면서 가을 햅쌀 출하때까지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경기 포천시는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음식점에서 포천쌀을 구매할 경우 20㎏(1포대) 당 3000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포천쌀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지난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지난 2016년 4만3702포대 1억3110만6000원, 2017년 4만5천197포대 1억3559만1000원을 지원했으며 올해 역시 2분기까지 2만8천452포대에 대한 8535만6000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식당 점주들은 포천쌀을 구매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형편이다. 가산·관인·소흘·영북·영중·일동·포천 등 7개 지역농협 포천 지역 쌀 95%를 공급한다. 현재 포천쌀은 영북농협에서만 일부 공급할 수 있을 뿐 다른 농협의 재고는 이미 바닥난 상태다.



점주들은 포천쌀 재고가 떨어져 쌀 구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지역 식당들이 포천 쌀을 지속적으로 구매해 안정적인 소비처로 자리매김해 왔음에도 불구 쌀값이 오르자 공급을 중단한 것은 지역 농협의 배려 부족 탓이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쌀값이 오르자 햅쌀이 나오기전 각 지역농협들이 재고물량을 모두 정리한 탓에 쌀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 식당 주인은 “큰 돈은 아니지만 포천쌀을 구매하고 지원금을 받아 작게나마 식당운영에 도움이 됐는데 여름 들어 포천쌀 구하기가 어려워져 지원금도 끊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번달 말 기준 20㎏ 들이 쌀 한포대의 도매가격은 4만606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2600원보다 약 40% 올랐다.

외식업중앙회 포천시지부 관계자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쌀을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지역 농협들이 식당을 배려하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매년 식당에서 소비되는 쌀의 양이 거의 비슷한 만큼 조금만 배려 했다면 이런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포천의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쌀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정부가 사들인 쌀도 줄어 수급조절에 애로가 있었다”며 “9월 후반부터는 햅쌀이 들어오기 때문에 포천쌀이 다시 유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