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눈도장 찍어라' 유럽파 없는 축구대표팀, 아이슬란드와 평가전

by이석무 기자
2022.01.14 04:30:00

11일 전지 훈련지인 터키 안탈리아 코넬리아 다이아몬드 필드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럽파 없이 국내파가 주축이 된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년 첫 번째 A매치에 나선다. 상대는 유럽의 복병 아이슬란드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아이슬란드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9일 터키 안탈리아로 출국한 뒤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아이슬란드에 이어 21일 몰도바와 친선 경기를 치른 뒤 25일 레바논으로 이동해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7, 8차전을 가진다.

이번 터키 전지훈련 참가 선수는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를 제외한 25명이 K리거였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으로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던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음성 판정을 받고 합류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을 앞두고 유럽파들이 합류하면 대표팀을 떠나 귀국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유럽파가 10명 안팎으로 선발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의 숫자는 탈락의 쓴맛을 보게 된다.

이번 아이슬란드-몰도바로 이어지는 두 차례 평가전은 레바논행 비행기를 탈 선수를 가릴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훈련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월드컵 최종예선과 본선까지 함께 하려면 이 기회에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야 한다. 해외파가 없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벤투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7, 8차전은 주축 공격수인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국내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벤투호에 처음으로 발탁된 김대원(강원)은 “해외파가 없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이런 기회는 흔치 않고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두 경기를 잘 준비해서 감독님께 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어필하고 싶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생애 처음으로 축구 대표팀에 발탁된 엄지성(광주)도 “어린 나이에 좋은 기회를 얻었는데 운동장에 들어가면 다 같은 선수다”며 “태극마크를 단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죽기 살기로 뛰고 나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벤투 감독은 이번 터키 전지훈련에 앞서 “이번 평가전은 선수들의 면면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새로 뽑힌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대표팀 전술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인구 37만명으로 서울시 도봉구 인구와 비슷한 아이슬란드는 FIFA 랭킹 62위로 33위인 한국보다 아래다. 하지만 최근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강호 잉글랜드를 이기면서 8강에 올랐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유럽 예선 탈락이 확정돼 본선에 나서지 않는다. 이번 평가전에 나서는 대표팀은 자국 리그나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구성됐다.

잉글랜드 2부 리그 밀월에서 뛰는 공격수 욘 다디 보르바르손이 가장 눈에 띄는 선수다. 보르바르손은 지난 12일 열란 우간다와 평가전에서 1-1로 비길 당시 선제골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