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대 꽂고 퍼팅' 새해 첫 PGA 투어, 달라진 골프룰에 적응

by주영로 기자
2019.01.07 06:00:00

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열린 새해 첫 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 개막을 앞두고 연습 라운드에 나선 브라이슨 디샘보가 홀에 깃대를 꽂아둔 채 퍼트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깃대 꽂은 채 퍼팅하고, 페널티 구역 안에서 클럽 땅에 대고. 2019년 새해 처음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펼쳐진 이색 풍경이다.

4일부터 미국 하와이 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650만 달러)는 올해부터 달라진 골프룰에 적응하는 첫 시험무대였다.

‘필드의 과학자’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샘보는 PGA 투어에서도 시험적인 골퍼로 유명하다. 번호별로 다른 아이언의 길이를 모두 같게 만들어 사용하거나 퍼터의 길이를 짧게 만들어 낮은 자세로 퍼팅하기도 한다. 디샘보는 새로 바뀐 골프룰에도 가장 빠르게 대처했다. 개막 전 연습라운드 때부터 홀에 깃대를 꽂아 둔 채 퍼트 연습을 해온 디샘보는 실제 경기에서도 실행에 옮겼다. 1라운드 14번홀(파4)에서 약 2m 거리의 퍼트를 남겨 둔 디샘보는 깃대를 뽑지 않고 퍼트했다. 조금 강하게 친 공은 깃대를 맞고 홀 안으로 들어가 버디에 성공했다. 이어 디샘보는 16번홀(파4)에서도 홀에 깃대를 꽂아 둔 상태로 퍼트해 버디를 추가했다. 홀까지 약간의 내리막 경사가 있어 깃대를 꽂아두고 퍼트한 게 심리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까지는 경기 중 그린 위에서 퍼트한 공이 홀의 깃대를 맞히면 2벌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규정이 바뀌면서 공이 깃대에 맞고 홀 안으로 들어가도 벌타가 부과되지 않는다.

더스틴 존슨은 2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한 공이 페널티 구역에 들어갔다. 공을 찾아서 두 번째 샷을 했지만, 자신이 쳤던 공이 아니었음을 뒤늦게 발견해 2벌타를 받았다. 존슨의 공을 조금 더 앞쪽 페널티 구역에 있었고, 존슨은 다시 찾은 공으로 플레이를 계속했다. 여기서 새로 바뀐 규정의 효과를 봤다. 존슨은 페널지 구역 안에 있는 공을 치기 전 클럽 헤드를 지면에 댔다. 지난해까지 페널티 구역(해저드 구역) 안에서 공을 치기 전 클럽 헤드를 지면에 대면 벌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규정이 바뀌면서 페널티 구역에서 스윙하기 전 클럽을 지면에 댈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루스 임페티먼트도 제거할 수 있다.

선수들의 적응은 비교적 순조로워 보였다. 디샘보는 “깃대를 꽂고 퍼팅할 때 얻을 수 있는 유리함을 모두 누렸다”며 “특히 16번홀처럼 내리막 경사에서 깃대의 도움으로 공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마크 리시먼(호주)은 어색해했다. 그는 1라운드 18번홀(파5)에서 깃대를 뽑지 않고 퍼트해 이글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였다. 나는 이 같은 규정은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