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죽지않는…' '국제수사' 동시 출격, 격돌 피할 수 있을까

by박미애 기자
2020.09.23 05:55: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코로나19로 웅크리고 있던 한국영화가 5일간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객 동원에 재시동을 걸면서 과열경쟁이 우려된다. 추석 연휴가 극장가의 대목이라고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상영관을 찾는 관객들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자칫 승자 없는 경쟁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담보’ ‘죽지않는…’ ‘국제수사’...영화 3편, 동시 출격

올해는 연휴 하루 전날 29일 한국영화 세 편이 나란히 개봉한다. ‘담보’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그리고 가장 최근 개봉을 확정한 ‘국제수사’가 그것이다. 이튿날인 30일에는 11분이 추가된 ‘강철비2:정상회담 확장판’이 개봉한다. 당초 ‘돌멩이’가 30일 개봉을 하려고 했다가 한국영화 간 경쟁에 부담을 느낀 듯 언론배급 시사회를 하루 앞둔 22일 시사회를 취소하고 개봉을 미뤘다. 이에 앞서 23일 개봉하는 ‘디바’ ‘검객’까지 포함하면 올 추석 연휴는 대작은 없지만 중소형 영화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는 과거 특정 시기에 몰렸던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한 전례가 있어서다. 2년 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작비 100억원대 영화 ‘안시성’ ‘명당’ ‘협상’ 3편이 같은 날 개봉해 경쟁을 펼쳤다. 당시 ‘안시성’만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명당’ ‘협상’은 흥행에 실패했다. 여러 편의 영화가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보다는 관객이 분산돼 모객에 힘을 받지 못했다.



올해의 쏠림현상은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다. ‘담보’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9월 초 개봉을 준비했다가 지난 8월 중순 수도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그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2.5단계 시행으로 밀렸다. ‘국제수사’는 당초 4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확산세가 걷히지 않으면서 연기, 8월 여름 시장을 공략하려 했다가 재확산으로 재차 연기했다. ‘국제수사’는 순제작비 70억원으로 체급이 가장 큰 영화다.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하면 90억여원에 이른다. ‘국제수사’를 비롯한 추석 영화의 부진은 그만큼 산업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곽도원, 김희원 본의 아니게 동 시기 작품 겹쳐

곽도원과 김희원은 의도치 않게 양쪽 영화를 신경 써야 하는 처지가 됐다. ‘돌멩이’가 개봉을 미루지 않았다면 김대명도 마찬가지. 곽도원은 ‘국제수사’와 ‘강철비2:정상회담 확장판’으로 김희원은 ‘국제수사’와 ‘담보’로 관객과 만난다. ‘강철비2:정상회담’에서 북한 호위총국장으로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했던 곽도원은 ‘국제수사’에서 인간미 넘치는 동네 형사로 변했다. 김희원은 속 정 깊은 사채업자(‘담보’)와 글로벌 범죄조직의 킬러(‘국제수사’)로 분해 각각의 작품에서 전혀 다른 연기와 활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 배우가 동 시기 두 작품에 출연하는 일은 작품이나 관객에게 혼란을 줘 지양돼왔는데 코로나19에 의해서 불가피해졌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배급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평상시라면 겹치기 출연에 대해 업계에서도 민감하게 여겼을 텐데 개봉 연기가 속출하는 비정상적인 상황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