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안방서 '만리장성' 넘을까...부산세계탁구 개막

by이석무 기자
2024.02.16 00:00:00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여자대표팀 에이스 신유빈이 대회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남자대표팀 장우진이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탁구가 안방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리장성’을 넘어 금빛 스매시를 노린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16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다. 공식 개회식은 대회 둘째 날인 오는 17일 오후 4시 벡스코 제1경기장에서 개최된다. 총 47개국에서 2000여명 선수가 열흘간 열전을 펼친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1926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총 65차례 열렸다. 홀수 해엔 개인전, 짝수 해엔 단체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단체전 세계선수권대회다.

부산시는 애초 2020세계탁구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회를 열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결국, 2021년 11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정기총회에서 개최권을 다시 따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터라 주최 측은 더 철저하고 세심하게 대회를 준비해왔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전초전이라는 의미도 있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 16장(남·여 각 8장)이 걸려 있다. 남녀 각 40개국이 5개국씩 남녀 8개 조로 나눠 예선 리그를 벌인 뒤 각 조 3위까지 24강 토너먼트로 순위 경쟁을 펼친다.

각 조 1위 팀은 16강에 직행하고 2, 3위 팀들은 본선 1회전에서 대결해 승리 팀이 남은 16강 여덟 자리를 채운다. 각 팀당 엔트리는 5명이고 남녀 모두 3인 5단식(11점 5게임)제로 치러진다.

한국 남녀 대표팀 모두 ‘절대강자’ 중국을 넘어야 한다. 중국은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나란히 22차례나 우승을 이뤘다. 남자팀은 무려 11회 연속, 여자팀은 6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탁구는 1973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한국 구기스포츠 사상 최초로 세계제패를 이뤘다. 이어 1991년 지바 대회에서는 남북단일팀 ‘코리아’로 출전, 대회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물리치고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두 번째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동메달을 따낸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를 제외하면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 이후 입상조차 하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 여자탁구는 중국은 물론 일본에도 밀리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원투펀치’ 신유빈(8위·대한항공), 전지희(15위·미래에셋증권)가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내면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이은혜(66위·대한항공), 이시온(46위·삼성생명), 윤효빈(159위·미래에셋증권)도 최근 기량이 발전했다.

신유빈-전지희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21년 만에 탁구 금메달을 선물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들에게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대회는 단식 경기만 열리기 때문에 둘이 힘을 합친 복식 경기는 볼 수 없다.

메달 가능성은 오히려 남자 대표팀이 더 높다. 남자대표팀 역시 중국의 벽이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적을 냈다.

남자 대표팀은 2001년 오사카 대회부터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까지 6회(동 4개, 은 2개) 연속 입상했다. 2014년 도쿄 대회 대회에선 8강에서 탈락했지만 이후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부터 2022년 청두 대회까지 다시 3회 연속(동 3개) 시상대에 올랐다.

남자 대표팀은 장우진(14위)과 임종훈(18위·한국거래소)을 중심으로 이상수(27위·삼성생명), 안재현(34위·한국거래소), 박규현(179위·미래에셋증권) 등 멤버들 기량이 고르다는 것이 강점이다.

남녀 대표팀 모두 중국의 벽이 높기는 하지만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힘을 낸다면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주최 측은 하루 평균 1만명 이상 경기장을 방문해 엄청난 열기를 뿜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수들도 자신감이 넘친다. 여자 대표팀 간판이자 막내인 신유빈은 “언니들이랑 같이 힘 모아서 멋있는 모습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단짝’ 전지희 역시 “긴장이 많이 되지만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17일 열릴 개회식에는 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형준 시장,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을 비롯해 페트라 쇠링 ITTF 회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한국과 부산의 특색이 담긴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퓨전 국악 공연 등이 펼쳐진다.

박형준 시장은 “대한민국 최초로 개최되는 이번 대회가 부산에서 개최되는 만큼,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주최·유관기관과 함께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부산을 진정한 ‘글로벌 스포츠 도시’, 더 나아가 ‘글로벌 허브도시’임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