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니까 골든글로브 함께 품어볼까

by윤기백 기자
2021.12.15 06:00:00

'오징어 게임' 이정재·오영수
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 후보
드라마 작품상도 노미네이트

이정재(오른쪽)와 오영수(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이 미국 영화·TV쇼 시상식인 골든글로브(Golden Globes)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트로피를 품에 안을지 주목된다.

‘오징어 게임’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발표한 제79회 골든글로브 후보에서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은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작품상, 주인공 기훈 역을 맡은 이정재는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남우주연상, 일남 역을 맡은 오영수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한국 작품이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배우의 연기상 후보 역시 최초다.

외신은 ‘오징어 게임’의 노미네이트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올해까지 비영어권 작품이 미국배우조합상(SAG Awards), 골든글로브, 에미상(Primetime Emmys) 등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한 적이 없고, 후보로도 지명된 적이 없었다”며 “미국 TV 부문에서 ‘오징어 게임’과 같은 현상은 없었다”고 짚었다.

‘오징어 게임’은 드라마 작품상을 놓고 ‘더 모닝쇼’(애플TV+), ‘포즈’(FX), ‘뤼팽’(넷플릭스), ‘석세션’(HBO/HBO MAX)과 경쟁한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9일 개최된다.



‘오징어 게임’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앞서 ‘오징어 게임’은 미국 ‘2021 고섬 어워즈’ 장편 TV 시리즈 부문상, ‘피플스 초이스’ 올해의 정주행 시리즈 트로피에 이어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TV 프로그램 부문 특별상’까지 연이어 수상한 바 있다. 특히 내년 1월 열리는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드라마 작품상, 외국어 드라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의 이정재 등 총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하지만 골든글로브 수상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정지욱 평론가는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는 마케팅의 힘이 골든글로브 후보 지명이란 성과를 거둘 수 있게 했다”며 “‘기생충’으로 시작한 고급화된 K콘텐츠의 힘이 남아 있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오징어 게임’의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한국에서 만들고 한국 배우들이 출연진의 대다수인 작품임에도 골든글로브에 노미네이트될 수 있었던 것은 넷플릭스에서 제작·투자하고 공개했기 때문”이라며 “‘오징어 게임’을 향한 미국 내 여론을 감안하면 수상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스틸컷(사진=넷플릭스)
반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미국 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건 사실이지만 작품성 측면에서 현지 평가는 어떤지가 관건”이라며 “골든글로브는 작품성과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치를 인정해줄지 의문”이라고 다소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 9월 17일 전세계로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공개 4주 만에 1억 40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는 대기록과 동시에 전세계 글로벌 차트 1위를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