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부담 버리고 신나게...생애 첫 메이저 준비하고 있어요"

by임정우 기자
2020.08.04 05:30:00

김주형. (사진=임정우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성공적인 메이저 데뷔전 위해 들뜨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했어요.”

18세의 나이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을 앞둔 김주형이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주형은 7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TPC 하딩 파크(파70)에서 열리는 PGA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달러)에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른다.

김주형은 지난 7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군산CC오픈에서 우승, 다음날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92위에 올라 100위까지 주어지는 이 대회 출전권을 받았다.

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 7월 23일 일찌감치 미국으로 이동한 김주형은 2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게 돼 정말 좋다”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를 기분 좋게 마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지만, 평소와 다르지 않게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 대회를 구경하러 가는 게 아니라 저 역시 선수로 출전하는 만큼 들뜨지 않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며 “미국에 온 뒤로 그 어느 때보다 정말 열심히 연습한 만큼 이번 대회가 기다려진다”고 웃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 나오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미국과 한국을 입국할 때 각각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대회 참가를 결정하게 된 건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김주형이 미국으로 떠날 때만 해도 현지 도착 후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해 걱정도 앞섰다. 다행히 28일 이후 미국 정부가 PGA 투어 대회 등 스포츠 선수를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해제해 생각보다 일찍 준비에 들어갔다.

김주형은 “자가격리 기간을 고려해 미국에 일찍 들어왔는데 자가격리 대상자에서 제외돼 계획보다 일찍 연습을 하게 됐다”며 “미국 도착 후 며칠 동안은 샷과 퍼트 감이 좋지 않았지만 연습할수록 샷 감각이 올라오고 있어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15세의 나이로 프로가 돼 아시안투어와 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어온 김주형은 이번이 PGA 투어 첫 출전이다. 코스 난도가 더 높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투지와 정신력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3주 연속 대회를 치르면서 체력이 떨어져 스윙이 흔들렸던 만큼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무뎌진 스윙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며 “몸이 좌우로 움직이는 안 좋은 습관을 버리고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스윙을 다시 내 것으로 만든 뒤 샷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운 가장 큰 목표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것”이라며 “부담감에 사로잡히지 않고 지금까지 연습한 것을 믿고 생애 첫 메이저를 제대로 즐겨보겠다”고 덧붙였다.

메이저 대회는 일반 대회보다 더 까다로운 코스에서 경기가 진행되곤 한다. 김주형도 이런 얘기를 전해듣고 퍼터를 4개나 준비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했다. 김주형은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할 때 사용한 퍼터를 이번 대회에서도 사용하려고 한다”며 “현재 퍼트 감이 좋은 만큼 이 느낌만 유지한다면 그린 위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주형은 3일 훈련 캠프였던 샌디에이고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했다. 4일부터는 휴식 없이 곧바로 코스에 현지에서 만난 캐디와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다음 날(5일)에는 임성재(22)와 연습 라운드를 하고 7일 1라운드를 치른다.

김주형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더 그랜드 골프클럽에서 연습하고 있다. (사진=김주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