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영상만으로 관상동맥 질환 30분내 검사 AI 기술 개발한 에이아이메딕

by석지헌 기자
2024.02.09 08:00:02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2~3년 내 완전 자동화된 심혈관질환 진단 풀 라인업을 구축하겠습니다.”

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제공= 에이아이메딕)
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전문가 개입 없이 의료 현장에서 비침습적으로 분획혈류예비력(FFR)을 진단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곳은 전 세계에서 에이아이메딕이 유일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에이아이메딕은 심장 CT 영상만으로 관상동맥 질환을 30분 이내 검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CT-FFR 진단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다. 국내엔 139만 명, 미국은 1800만 명 정도가 각각 앓고 있다. 특히 심장질환의 70~80%는 관상동맥 혈류 흐름 이상으로 발생된다. 이를 진단하려면 막힌 혈관에 철선(가이드와이어)을 대동맥에 삽입 후 심장까지 보내는 FFR 시술을 진행한다. 막히기 전과 후의 혈류 차가 0.8 이상이면 약물치료를 받고, 0.8 이하면 스텐트 시술(좁아진 혈관에 금속 그물망 기구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을 받게 된다.

하지만 FFR 시술은 검사 과정에서 혈관에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마취가 없이 진행돼 환자 고통이 상당하다. 에이아이메딕은 침습적인 FFR 검사 대신 손목에 조영제를 투여 후 CT 촬영만으로 관상동맥 혈류 흐름을 분석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CT 촬영을 통한 FFR 진단 기술을 개발한 곳은 전 세계에서 3곳 뿐이다. 가장 먼저 기술을 상용화한 미국 회사 하트플로우의 경우 CT 촬영 분석에 하루 이상이 소요된다. CT 촬영 후 데이터를 하트플로우로 보내면 전문가가 분석한 후 다시 병원으로 보내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에이아이메딕의 CT-FFR 진단 기술인 ‘하트메디플러스(HeartMedi+)’는 온사이트(현장)에서 30분 내로 검사와 결과 도출까지 가능하다. 전문가 개입을 배제한 완전 자동화된 진단 프로그램이다.

그 동안 심장 CT는 전문가 개입 없이 심혈관 부분만 따로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해 분석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어, 완전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로 꼽혀왔다.

심 대표는 “심장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장기고, CT 촬영도 방사선 피폭 때문에 강도를 높일 수 없다. 영상 퀄리티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고 나아가 혈관 부분만 CT 이미지에서 뽑아낸다는 게 굉장히 어렵다. 그게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일일히 작업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2000년대 초부터 CT-FFR 기술 개발에만 매진해 왔다. 그 결과 2014년 미국과 한국, 일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특허를 획득했다. 심장 혈관의 3차원 모델을 추출하는 세그멘테이션 기술을 개발, 전문가 없이 병원 간호사들도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심 대표는 “에이아이메딕 기술은 다학적 학문들이 융합돼 만들어진 제품이다. AI가 차지하는 기술은 2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생리학부터 항공유체역학, 공학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이 복합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트메디플러스는 지난해 8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후 다음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50여곳의 병원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내년에는 100여곳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예상 매출은 80억원이다. 현재 미국에서 하트플로우는 분석 1회당 약 950만 달러(약 126만원)를 받고 있다.

에이아이메딕은 올해 6월 쯤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론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회사는 2~3년 내 심혈관질환 진단 풀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심혈관질환의 위험도에 따라 권고되는 검사방법이 다른데, 고위험부터 중·저위험환자들에게 사용되는 검사법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들을 모두 상용화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심장학회 흉통환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위험 환자의 경우에는 CT를 촬영하지 않고 바로 혈관조영술(Angio)를 시행해 질환을 진단한다. 혈관조영술은 가이드와이어를 관상동맥 입구까지만 보낸 후 조영제를 투입해 X-ray를 촬영하는 방식이다. 중·저위험환자는 CT 촬영을 한다.

에이아이메딕은 CT-FFR 진단 소프트웨어인 하트메디플러스를 포함해 심장CT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해 관상동맥의 협착정도, 혈관단면, 심방, 심실 분석 등을 해주는 소프트웨어 ‘AutoSeg-H’, 심혈관 조영술을 기반으로 한 Angio-FFR 진단 프로그램 3가지를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