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망바이오 톱10]에이프릴바이오, 추가 기술이전 유력한 이유①
by석지헌 기자
2024.01.10 08:51:17
IL-18 상업화 가능성에 APB-R3 부각
"재무리스크 적은 모범 바이오 기업"
이 기사는 2024년01월05일 08시51분에 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지난해 초 이데일리의 프리미엄 바이오 콘텐츠 플랫폼인 ‘팜이데일리’는 투자 유망한 바이오 기업 10곳을 자체적으로 엄선, 발표했다. 이들 유망 투자 바이오 기업 10곳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올해 연초에 집계해 보니 무려 42.1%에 달했다. 같은 기간 21.1% 상승한 KRX 헬스케어 지수를 2배 뛰어 넘는 수치여서 바이오 투자자들로부터 이례적 관심을 받고 있다. 헬스케어 지수대신 팜이데일리가 선정한 유망 바이오 톱10 기업에 투자했다면 100%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팜이데일리는 올해도 연초부터 총 10편에 걸쳐 ‘2024 유망바이오 기업 톱10’을 연재하고 있다. 올해 팜이데일리가 선정한 투자유망 기업들의 수익률이 어떻게 나올지 벌써부터 바이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편집자 주].[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바이오벤처 에이프릴바이오(397030)는 다른 어느 바이오기업보다도 올해 풍부한 기술수출 모멘텀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임상시험을 통해 반감기 증대 플랫폼 ‘SAFA’에 대한 안전성과 확장성을 입증한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이프릴바이오의 SAFA 기반 염증성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 ‘APB-R3’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회사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APB-R3는 인터루킨18 결합단백질(IL-18BP) 기반 융합단백질 의약품이다. 지난해 9월 호주 임상 1상 환자 투여를 마쳤다. 올해 상반기 임상 최종 결과 수령을 앞두고 있다.
IL-18 과발현은 아토피성 피부염, 스틸병 등 자가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재까지 IL-18을 표적으로 저해하는 치료제는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만큼,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계열 내 최초 신약’(퍼스트인클래스)이 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APB-R3에 관심을 갖는 건 IL-18 표적 신약 개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IL-18 중화 항체를 이용해 아토피 피부염 2차 치료제 임상 2a상을 마치고 최근 2b상에 진입했다.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19일 이스라엘 기반 항암 면역치료제 전문기업 ‘컴퓨젠’(Compugen)과 1조원 규모로 IL-18 결합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전임상단계 항체 프로그램에 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직 치료제로 출시되지 않은 IL-18의 기전과 상업화 가능성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APB-R3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이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M 헬스케어에서도 다수의 APB-R3 관련 미팅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SAFA 플랫폼은 혈장 내 알부민 단백질에 결합하는 바인더 ‘SL335’를 활용, 약효 단백질의 반감기를 늘리는 플랫폼 기술이다. 알부민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체내 반감기가 약 20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염증 부위에 과하게 축적되는 특징이 있어 알부민 단백질에 결합하는 바인더를 활용하면 낮은 면역원성과 반감기 증가, 염증 부위 축적에 따른 약효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SAFA 기반 APB-A1, APB-R3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한 결과 중대한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AFA는 반감기만 늘리는것이 아니라 약물을 여러 개 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GLP-1의 경우 GLP-1뿐 아니라 GCC 같은 다른 약물도 함께 붙일 수 있다. ADC에 적용해도 항체 반감기만 늘려주는 게 아니라 페이로드(저분자화합물)도 붙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플랫폼 사업화를 통한 추가 기술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로 비만,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이거나 항체약물접합체(ADC) 약물을 연구 중인 글로벌 제약사들에 SAFA 플랫폼 적용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APB-R3를 GLP-1 계열 치료제와 병용투여할 때 효능이 한층 개선되는 점을 확인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플랫폼 사업화를 위해 BMS, J&J 등 글로벌 빅파마 출신 사업개발(BD) 책임자들을 대거 영입했다.
자금 리스크가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현재 회사의 현금 보유액은 740억원이며, 2028년 만기되는 150억원 규모 전환사채 외엔 재무부담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제약·바이오주 중 자금 리스크가 없는 기업으로 에이프릴바이오를 꼽으며 “현금 700억원과 기술 수출로 인한 5400억원의 추가 캐쉬플로우를 고려할 때, 현재 가치는 아직 저평가 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마일스톤 유입도 기대된다. 룬드벡이 APB-A1 임상 2상 첫 환자를 투약하는 시점이다. 올 하반기 약 80억원으로 추정되는 마일스톤 수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에이프릴바이오가 룬드벡으로부터 받은 계약금은 전체 5400억원 중 240억원이다. 통상 마일스톤 규모는 임상 후반부로 갈수록 커진다. 임상 3상을 마치거나, 품목허가(BLA)를 신청할 때 가장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기술이전을 하고 마일스톤까지 유입된다면 흑자전환도 가능할 수 있다.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가 상장 2년 만에 흑자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는 것이다.
앞서 에이프릴바이오는 2021년 룬드벡에 최대 4억4800만 달러(약 5400억원) 규모로 APB-A1을 기술이전했다. 룬드벡은 미국에서 임상 1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모든 용량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APB-A1은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신규 표적으로 주목받는 CD40L을 표적하는 후보물질이다.
| 차상훈 에이프릴바이오 대표.(제공= 에이프릴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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