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프’ 김병철 "윤세아·애칭 '파국', 책임감 강해졌죠"(인터뷰)

by김윤지 기자
2019.05.24 06:00:30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스틸컷(사진 제공=지담)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스틸컷(사진 제공=지담)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스틸컷(사진 제공=지담)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수줍음 많고, 낯도 가리고…. 작품을 하지 않을 때 저는 일상적이고 평범해요.”

선 굵은 캐릭터로 지난 7개월 동안 시청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성공의 피라미드”를 외치는 가부장적인 가장으로 실소를 안겼다가, 얕은 수로 자신의 안위만 쫓는 위선적 인물로도 분했다. 강행군을 끝낸 그의 어깨는 한껏 가벼워 보였다. 지난 15일 종영한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연출 황인혁)의 배우 김병철(45)이었다.

‘닥터 프리즈너’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에이스 외과의사 나이제(남궁민 분)의 복수극이었다. 흡입력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과감한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 결과 자체 최고 시청률 15.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종영했다. 김병철의 전작인 JTBC ‘SKY캐슬’까지 소위 ‘대박’이 났으니 그야말로 ‘흥행의 아이콘’이 됐다.

부담은 컸다. 그가 연기한 ‘SKY캐슬’의 차민혁, ‘닥터 프리즈너’의 선민식 모두 극적인 인물이었다. 김병철은 스스로에게 “달라야 한다”는 과제를 줬다.

“선민식은 유연해요. 차민혁은 그렇지 않죠. 유연했다면 가족과 더 잘 지냈을 텐데 말이죠. 차민혁은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어요. 선민식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도 원하는 걸 얻기 위해 그런 선택들을 했고요.”



두 작품의 흥행은 배우 김병철의 삶에 변화를 줬다. 그를 찾는 이들이 전보다 늘어났고, CF나 출연료 등 현실적 차이도 있었다. 과거에는 제한된 분량 안에서 움직여야 했다면, 최근에는 작품 전체를 함께 호흡해야 하는 위치가 됐다. “그만큼 책임감이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일상에서 그를 알아보는 시청자도 늘어났다고.

“감사하죠. 시청자의 관심 덕분에 소통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어요. 다만 제가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스스로 아쉽습니다.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상식에 시상자로 참여했는데 객석에서 ‘파국이다~’라고 누군가 외쳤어요. 다들 웃음이 터졌는데 정작 제 머릿속은 새하얗게 됐죠. 용기내서 한 말이 ‘아닙니다’ 정도였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제 유행어입니다’라고 유쾌하게 답하면 좋았을 텐데 싶었어요.”

‘SKY캐슬’의 상대역 윤세아에 대한 질문에 그는 “방송의 영향력을 실감했다”고 웃었다. 둘 다 미혼으로 “잘 어울린다”는 시청자의 지지가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예능이나 스페셜 방송에서 그려진 것처럼 다정다감한 로맨티스트는 아니”라고 설명한 그는 “윤세아는 좋은 친구이자 동료로, 또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배우”라고 덧붙였다.

중앙대 연극학과 출신인 그는 2003년 영화 ‘황산벌’로 데뷔했다. 조·단역으로 꾸준히 활동하다 KBS2 ‘태양의 후예’(2016)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극중 송중기의 직속상관 역을 맡은 김병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tvN ‘도깨비’(2016)에서 ‘파국이다’를 외치는 박중헌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둘 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했다. 그는 김 작가의 신작 소식에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김 작가님의 대본이라면 분명 재미있을 것”이란 신뢰와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모든 캐릭터들이 제 자식과 같아 ‘인생 캐릭터’를 꼽으라면 못 꼽겠지만, ‘태양의 후예’는 대중과 접점을 늘려준 터닝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사람 사는 모습이 다양하잖아요. 그게 늘 궁금했어요. 왜 연기냐고 묻는다면 인간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다룬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런 작업을 통해 저도, 시청자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