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 "한서희, 트렌스젠더 인권 무시했다"

by정시내 기자
2017.11.14 00:00:01

하리수, 한서희 페미니스트 논란. 사진=하리수, 한서희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방송인 하리수가 가수 지망생 한서희에 대해 “트렌스젠더의 인권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서희는 “트랜스젠더는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의견을 전한 바 있다.

하리수는 1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서희는 본인 스스로 선입견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나의 뜻에 맞지 않으면 적, 나와 뜻이 맞으면 편’ 이라는 공식은 너무 웃기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하리수는 특히 “한서희는 모든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무시해버렸다”며 “한서희도 연예인이 되기 위해 연습 중인 사람인데, 주민번호 (앞자리 숫자 관련), 성전환 수술에 대한 편협한 생각 등을 언급하는 등의 언행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과문은 여성인권에 대한 것이며, 분노한 나머지 표현이 잘못됐던 것을 바로잡은 것”이라며 “한서희에 대한 사과는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서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트랜스젠더는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생물학적으로도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려 논쟁이 촉발됐다.



이어 “트랜스젠더 분들에게 ‘왜 여성이 되고 싶죠?’라고 물으면 항상 거의 비슷한 대답이 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화장하는 게 좋았고 남자애들보다 여자애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했고 구두를 신는 걸 좋아했고’ 등등이다. 나는 구두를 싫어하고 운동화를 좋아하고 화장하는 게 귀찮고 어릴 땐 공주가 나오는 만화영화보다 어드벤처를 좋아했는데 그럼 나는 남자인가”라고 주장했다.

또 “여성들의 여성상을 그들이 정한 ‘여성스러움’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그들만의 해석으로 표현함으로써 진짜 여성들이 보기에 불편함만 조성한다고 생각한다. 여성 인권 신장에 도움이 되긴커녕 퇴보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해당 글을 본 하리수는 “사람은 누구나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하지만 본인이 공인이라는 연예인 지망생이라면 본인의 발언이 미칠 말의 무게가 얼마가 큰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이 사람의 인성도 저지른 행동도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암에 걸려 자궁적출 받은 분들도 있지 않나. 그런데 한서희의 글에 따르면 그분들도 다 여자가 아닌 건가”라고 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이 ‘자궁적출’, ‘암’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하리수는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글을 올렸다.

한서희는 이날 오후 또 추가 글을 게재하며 “그쪽들(트랜스젠더) 인권은 본인들이 챙겨라. 저는 페미니스트고 저만의 길로 지금처럼 꿋꿋이 갈 거다”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설전에 누리꾼의 반응도 뜨거웠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한서희의 편협한 시선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네티즌들은 “하리수씨 당신이 잘못한 게 뭐라고 사과를 하죠. 당당하게 사는 사람 욕하는 저 사람이 욕먹어야 하는 거 맞다”, “존재 자체를 부정 당하는 발언보고 입장표명을 안 할 순 없었을 듯. 힘내세요”, “여성인권을 말하기 전에 인간의 인권, 각자의 존엄성이나 배워라”, “(한서희의 발언은)양성평등과 성소수자를 존중하는 기존 페미니스트들의 노선과도 완전히 다른 발언이다”, “페미니즘에서 문제 삼는 것은 생물학적인 성(sex)이 아니라 사회적인 성(gender)이다. 자칭 페미니스트라면 본인이 맹신하는 철학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져라. 당신은 페미니스트보단 성차별주의자에 더 가깝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