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의 베이징 일기11]한국의 자신감과 일본의 두려움

by정철우 기자
2008.08.22 07:18:43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20일에 열린 미국과 일본 경기를 많은 선수들이 지켜봤다. 두 팀 다 별로 이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들 반응? 무덤덤했다. 그러라고 하지 뭐. 여전히 쿠바가 최강이라는 이미지가 있는건 사실이니까. 그런 문제에 우리가 흥분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었다.

오늘(21일)은 일본에 대한 전력 분석 미팅이 있었다. 예상 선발부터 투수 로테이션까지... 차분하게 다시 한번 짚어보는 시간이었다.

전력 노출때문에 내용을 말할 순 없지만 분명한 건 여러가지 가능성에 모두 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취점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과 준결승에서 다시 붙는 걸 두고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

뭐랄까. WBC와 이번 올림픽은 분명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일본'이라는 팀에 대한 선수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WBC땐 준결승에서 다시 일본을 만나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았다. 우리보다 분명 한수 위의 팀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본을 두번이나 이겨 정말 기분 좋았지만 세번째 상대한다는 건 어쩐지 불안했다.

결국 준결승에 지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지고난 뒤 "우리가 (막강한)일본을 세번씩 내리 이기기는 힘든 것이 현주소"라며 서로들 위로를 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일본은 좋은 팀이지만 우리보다 나은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해볼만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일본이 올라온 것을 좋아하는 선수도 많다.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자신감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또 한번 상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 WBC때 일본이 위압감을 주는 상대였다면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일본은 이길 수 있는 상대일 뿐이다.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한가지 있다. 경기장에서 맞섰을 때 가슴 속에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닐 것이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일본과 첫 경기가 열리기 전 그들의 긴장감과 부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기가 그들을 눌렀던 것이다. 또 만났다고 달라질 이유는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