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Now!]"대만은 국가"...F4 발언 뒤늦게 중국서 말썽

by정유미 기자
2007.08.12 00:25:34

▲ 최근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는 발언으로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의 집중적인 성토를 받고 있는 대만 인기그룹 F4


[칭다오(중국)=이데일리 SPN 정유미 통신원] 3월 초 ‘꽃보다 남자’로 유명한 대만의 꽃미남 그룹 F4가 대만관광 홍보대사로 위촉돼 한국을 찾았다.

당시 F4는 한국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쳤는데, 그때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이 5개월이 지난 요즘 중국 본토에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만 그룹인 F4가 중국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대만을 독립적인 국가로 지칭하는 발언을 한 것.


주효천(쥬샤오티엔)을 제외한 언승욱(옌천쉬)과 주유민(져우위민), 그리고 오건호(우젠하오)는 기자회견 당시 대만에 대하여 ‘국가’라는 표현을 썼다.

이들의 인터뷰 장면은 뒤늦게 인터넷에서 캡처 화면으로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집중적인 성토를 받고 있다.

▲ F4의 대만 국가 인정 발언이 알려진 후 그들을 성토하는 중국 네티즌의 사이트.


교류가 활발해진지 꽤 오래됐지만, 대만의 주권국가 인정은 중국에서 여전히 가장 민감하고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이다.

중국은 대만을 본토에 소속된 작은 성(省)의 개념으로 보고 있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한다.



5일 일본 도쿠시마에서 폐막한 제24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도 대만 국가가 연주되자 중국선수단이 강력 항의해 조직위원회가 공식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만의 대표적인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F4의 ‘국가’ 발언은 중국인들의 민족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는 언승욱의 기자회견 모습을 캡쳐한 화면. 이 영상이 중국 온라인에 퍼져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언승욱은 한국 기자회견 당시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우리 나라 대만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주유민과 오건호는 “대만은 한국처럼 열정적인 국가”라고 소개했다.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F4의 발언이 ‘자국의 역사를 잘 모르거나 망각한 발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F4가 스스로 중국인이기를 인정하든 안하든 그들의 몸에 중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더 나아가 F4의 음반 및 광고상품을 불매운동하고 TV 드라마도 보지 않겠다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오랜 ‘중화사상’에 젖어있는 중국인들의 민족 감정은 세계 최고라고 할 만하다. 이 때문에 대만 스타들은 종종 역사에 대한 실언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곤 한다.

최근 톱가수 주걸륜(저우제룬)도 TV에 출연해 중국 공산주의 영웅 레이펑에 대한 질문을 받고 “누군지 모르겠다. 노래 잘하냐?”고 반문했다가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