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하다 쓰러져 '뇌사'…7년 병간호한 딸의 마지막 선택[따전소]
by채나연 기자
2026.01.22 23:07:17
고려대구로병원서 뇌사 장기기증
간·신장 기증…3명에 새 생명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7년간 간호했던 6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린 뒤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1월 14일 고려대구로병원에서 지정순(68)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고 22일 밝혔다.
지 씨는 지난해 11월 3일 자택에서 설거지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이후 의료진의 판정에 따라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가족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깊은 고민 끝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택한 지 씨의 뜻을 존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 씨는 간과 양측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서울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지 씨는 19살 때부터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7년 넘게 병간호를 한 효심 가득한 딸이자 가족을 늘 우선으로 하는 희생적인 사람이었다.
지 씨의 딸 어유경 씨는 “살면서 엄마 보고 싶은 적이 없었어. 언제나 항상 옆에 있었잖아. 그런데 두 달 정도 지나니까 너무 보고 싶어. 엄마처럼은 못하겠지만 아빠랑 다른 가족들 잘 챙기고 잘 지낼게. 하늘에서 마음 편히 잘 지내.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밝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