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통과 물건너간 美생물보안법[제약·바이오 해외토픽]

by신민준 기자
2024.12.21 07:00:00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 개정안에 이어 필수 법안 예산지속결의안에서도 제외되면서 연내 통과가 불가능해졌다.

미국 연방의회 건물 전경. (사진=연합뉴스)
20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생물보안법이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2025)에서 제외됐다. 국방수권법이란 미국 국방부의 한 해 예산을 결정하기 위한 정책 법률을 말한다. NDAA 2025는 미국 내 중국의 악의적인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포함한 점이 특징으로 전해진다.

생물보안법이란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내 사업 제한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말한다. 해당 법안은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텍을 직접적으로 명시해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다. 미국 생물보안법은 연내 통과되는 필수 법안 예산지속결의안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생물보안법은 연내 통과가 무산된 셈이다.

중국 바이오기업들이 미국 내 로비활동을 강화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부터 미국 법인에서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시작했다.



우시앱텍은 지난해 4분기부터 생물보안법에 대한 로비를 시작해 점차 비용을 확대하고 있다. 우시엡텍은 올해 2분기부터 외부 로비기관을 통한 로비 금액도 증가하고 자사의 미국법인(Wuxi Apptec Sales LLC)을 통한 직접 로비금액도 증가했다.

우시앱텍의 총 로비금액은 올해 1분기 10만달러(약 1억 5000만원)에서 2분기 41만달러(약 6억원)로 증가했다. 우시앱텍은 올해 3분기에도 로비금액으로 29만달러(약 4억 2000만원)를 지출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로비 지출액은 지난해 3분기부터 외부 로비기관을 통해 지출하기 시작하면서 분기마다 4만달러(약 5800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로비 지출액은 올해 2분기부터 외부 로비기관 이외에 자사의 미국법인(Wuxi Biologics USA LLC)을 통해 직접 로비에 참가해 금액이 증가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16만 5000달러(약 2억 4000만원), 14만달러(약 2억원)의 로비금액을 지출했다. 지난 9월 9일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H.R.8333)은 다음날인 9월 10일 상원 상임위원회인 국토안보위원회에 회부됐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12월 20일 상원에서 발의된 생물보안법안(S.3558)은 올해 3월 6일 상원 상임위원회인 국토안보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법안을 발의했던 게리 피터스 상원의원이 올해 9월 23일 법안명을 ‘생물보안법’에서 ‘2024 미국 유전정보에 대한 외국인 접근 금지법’으로 수정해 다시 상임위원회인 국토안보위원회에 상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에 법안의 목적과 내용은 유사하지만 법안명이 다른 두 개의 법안이 각각 상정돼 있다. 생물보안법은 향후 미국 상원 본회의와 대통령 서명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