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지개 켠 '대형루키' 김휘집 "하성이 형처럼 되고싶어요"

by이석무 기자
2021.06.25 23:01:20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3회말 1사 만루 키움 김휘집이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척=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키움히어로즈 내야수 슈퍼스타 계보를 이을 기대주 김휘집(19)이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김휘집은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KBO리그 KIA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9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사사구 1타점 1도루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휘집의 활약에 힘입어 키움은 KIA를 14-5로 크게 이기고 올 시즌 KIA전 5연패를 끊었다.

김휘집은 2회말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대량득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데 이어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우전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다. 5회말에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7회말에는 볼넷을 얻은 뒤 득점에 성공했다. 8회말에도 좌전안타로 출루하는 등 5차례 타석에서 모두 출루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날 두산과의 경기에서 1군 데뷔 13타석 만에 2루타로 프로 첫 안타를 신고했던 김휘집은 이날 3안타를 몰아치면서 하루 만에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에서도 활약이 돋보였다. 4회초 KIA 선두타자 최원준이 우중간 장타를 때린 뒤 2루를 지나 3루까지 질주했다. 타이밍상 세이프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3루수 김휘집은 재빨리 송구를 잡은 뒤 재치있는 태그로 최원준을 잡아내면서 KIA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2002년 1월 1일 생으로 182kg 85kg의 당당한 체격 조건을 갖춘 김휘집은 신일고 시절부터 장타력을 겸비한 대형 유격수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초고교급 투수들이 즐비했던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키움에 지명됐다.

초등학교 시절 히어로즈 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김휘집으로선 남다른 인연이었다. 심지어 어릴 적에는 히어로즈 경기의 시타를 한 적도 있었다.



김휘집은 “프로에 와서 가장 잘한 경기였고 팀이 3연승 해 좋은 분위기 이어갈 수 있어 만족한다”면서 “KIA전에 나가면 꼭 연패 끊어야겠다 생각했는데 기회가 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 데뷔 후 너무 출루에만 집중하느라 안타가 안 나왔던 것 같은데 스트라이크존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며 “어제 첫 안타가 나왔을때 정말 홀가분했고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4회초 태그아웃 수비 상황에 대해서도 아웃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주자 헬멧에 태그한 것은 확실히 느꼈다”며 “만약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하면 비디오 판독을 하자고 요청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휘집이 어린 나이에도 침착한 플레이를 해줬다”며 “김휘집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휘집의 목표는 홈런도 잘 치는 대형 유격수가 되는 것이다. 롤모델도 당연히 현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키움출신 선배 김하성이다.

김휘집은 “하성이 형처럼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내 장점이 빠른 타구속도다. 항상 장타를 많이 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휘집은 팀 선배 박병호의 조언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경기에 나선다. 박병호는 2군에 있을 당시 김휘집에게 ‘주눅들지 말고 제대로 부딪혀봐라’고 강조했다. 신인으로서 부담감이 컸던 김휘집은 박병호의 응원을 먹고 한 뼘 더 자랐다.

김휘집은 “박병호 선배뿐만 아니라 혜성이 형이나 지영 선배님이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며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노력을 많이 해서 키움의 내야수 계보를 잇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