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팬도 사로잡았다... “좋은 추억으로 오래 기억되길” [KG 레이디스 오픈]

by허윤수 기자
2023.09.03 20:46:46

KG 레이디스 오픈 3일 사흘간 열전 마쳐
많은 갤러리가 현장 찾은 가운데 어린 팬 눈에 띄어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 3R가 3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렸다. 갤러리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감상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스타in 노진환 기자
김수지를 응원하는 허윤서(왼쪽부터 시계 방향), 김지현, 허진백, 허윤채 가족.
[용인=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18번 홀까지 다 돌기 힘든데 그래도 언니 응원하는 거니까 덜 힘들어요.”

3일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 원) 현장에선 어린 팬을 동반한 가족 단위 팬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김수지 응원 문구로 가득한 모자를 쓴 한 가족은 김수지의 최종 3라운드 출발을 함께 했다. 특히 막내 허윤채(9) 양은 김수지의 사진과 응원 문구가 담긴 작은 현수막을 들고 다녔다. 그 안에는 ‘우승은 김수지 언니 거. 수지 언니 파이팅’이라고 적혀 있었다.

허 양의 어머니 김지현(44) 씨는 “아이들이 김수지 선수의 열렬한 팬이라 현장을 찾게 됐다”며 “남편과 두 딸만 다니다가 오늘은 나도 처음으로 현장에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딸들이 김수지 선수를 아주 좋아하다 보니 시간 날 때마다 같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지가 3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 3라운드 1번홀 티박스에서 페어웨이로 이동하며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허윤서(11) 양과 허윤채 양은 김수지의 모든 게 좋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김) 수지 언니의 모든 게 다 좋다”면서도 “사실 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다 다니는 게 힘들긴 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도 언니 응원하면서 함께 걷는 거라 덜 힘들다”라고 웃었다.

가족의 골프 사랑에는 아버지 허진백(46) 씨의 영향이 컸다. 허 씨는 “내가 골프를 치고 방송 프로그램도 자주 보다 보니 아이들도 골프와 선수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됐다”며 “나만의 취미였는데 가족과 함께 즐기게 돼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는 이제 골프를 시작했고 둘째도 골프하는 걸 좋아한다”며 “다 같이 하려고 배우고 있다”라고 밝혔다.

허 씨와 김 씨는 김수지의 인성을 높이 사면서 관련 일화도 들려줬다. 김 씨는 “김수지 선수의 인성이 정말 남다르다”며 “많은 팬을 관리하기 어려울 텐데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봤을 때부터 아이들을 알아보고 이름까지 기억해 불러줬다. 정말 고마워서 크게 멀지 않은 곳이면 매주 응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온 가족이 처음으로 함께 한 KG 레이디스 오픈이 나들이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 때부터 가족 나들이 같은 기분으로 왔다”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 좋은 추억으로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이덕희 씨가 직접 만든 응원 모자를 쓰고 있는 진우제 군.
홍진영(23)의 7살 팬도 있었다. 진우제 군은 어머니 이덕희(40) 씨와 함께 대회장을 찾았다. 진 군은 어머니가 직접 만든 응원 모자를 쓰고 있었다. 모자에는 ‘홍진영2 누나 파이팅!’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이 씨는 홍진영의 매력으로 순수함을 꼽았다. 그는 “과거 제주도 대회에서 같은 숙소를 쓰게 되면서 처음 만났다”며 “아이를 너무 잘 챙겨줬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후 우리 아이도 홍진영 선수를 보면 ‘누나, 누나’하고 ‘예쁜 버디 공주 누나 보고 싶다’며 잘 따랐다”라고 덧붙였다.

진 군이 골프에 관심을 두고 된 계기도 골프를 치는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이 씨는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긴 거 같다”며 “내년부터 골프를 배우려고 한다. 운동이라기보단 취미로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1일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에 위치한 써닝포인트CC(파72.6748야드)에서‘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8억원.우승상금1억4천4백만원)1라운드가 열렸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조원범 기자
대회 첫날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라고 밝힌 이 씨는 “1라운드 때 홍진영 선수가 정말 잘했는데 둘째 날 다소 부담을 느꼈던 거 같다”며 “이겨내야 하고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부담감 털고 편하게 운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진 군 역시 “누나 파이팅!”이라고 함께 응원했다.

이후 9번 홀을 마친 홍진영과 진 군의 만남이 이뤄졌다. 진 군은 홍진영을 향해 달려갔고 홍진영 역시 환한 미소로 반겼다. 이후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10번 홀을 향해 나란히 이동하며 훈훈한 장면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