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감독 "K팝 세계관 콘텐츠 진화 응원해주시길" [인터뷰①]
by김현식 기자
2020.10.08 18:00:05
'피원에이치 : 새로운 세계의 시작' 연출
그룹 피원하모니 세계관 영화로 주목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피원에이치’가 K팝 아이돌의 세계관 콘텐츠가 진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보이그룹 세계관 영화 제작’이라는 쉽지 않은 미션을 완료해낸 창감독(본명 윤홍승)의 말이다. 창감독은 8일 개봉한 영화 ‘피원에이치 : 새로운 세계의 시작’(‘피원에이치’)의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피원에이치’는 이달 중 데뷔할 FNC엔터테인먼트 신인 보이그룹 피원하모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개봉에 앞서 이데일리와 만난 창감독은 “마블사의 ‘어벤져스’ 같은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상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모험을 한번 해봤다”고 밝혔다.
영화 ‘표적’, ‘계춘할망’ 등을 만든 창감독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번 영화의 경우 밴드 FT아일랜드의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았을 당시 인연을 맺은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프로듀서의 제안을 받아 들여 메가폰을 잡게 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데뷔를 앞둔 아이돌의 세계관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그렇기에 부담감이 많았지만 한성호 프로듀서님과 두터운 신뢰관계가 쌓여있었기에 기분 좋은 긴장감을 가지고 작업을 해나갈 수 있었죠.”
‘피원에이치’는 분노와 폭력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다른 차원에 흩어진 소년들이 모여 희망의 별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SF 휴먼 드라마물이다. 창감독은 “멤버 여섯 명과 팬들을 별에 비유해 북두칠성이라는 큰 틀을 잡았고, 그 이후 북두칠성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들과 갖가지 경전을 참고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만한 보편적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뒀어요. 궁극적으로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평화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고요.”
극을 이끄는 건 피원하모니 여섯 멤버(기호, 테오, 지웅, 인탁, 소울, 종섭)다. 이들은 직접 자신들의 이름으로 작품에 등장한다. 창감독은 MBTI 성격유형검사결과를 토대로 각 멤버의 캐릭터를 잡아나갔고, 직접 연기 트레이닝을 총괄하며 열정을 쏟았다.
그는 ‘연기 초보’인 이들에게 주연을 맡기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냐고 묻자 “당연히 겁이 났다”면서도 “멤버들이 기대에 부응해 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느낀 바는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대체로 연기도 잘한다는 점이에요. 노래 역시 목소리로 상대방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다 보니 흡수가 빠른 게 아닐까 싶어요. 함께 작업을 하면서 피원하모니가 뛰어난 실력을 가진 친구들이라고 느꼈어요. 앞으로 이 친구들의 성장을 눈여겨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피원에이치’는 과거, 현재, 미래에 흩어져 있는 소년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종 사건이 하나의 줄기를 이루는 방대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은 갖가지 초능력으로 의문의 바이러스로 인간들을 공격하는 드론과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그려내기 위한 다양한 특수효과가 가미된 작품이기도 하다.
창감독은 “제작비가 광고마케팅비를 포함해 저예산영화 수준인 약 20억 원이었다”면서 “말도 안 되는 제작비로 SF히어로물을 제작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돈을 위해서가 아닌 이전에 없던 시도라는 점에 흥미를 느껴 시작한 작품인 만큼 열정을 가지고 정말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했다.
‘피원에이치’는 단 한편으로 끝날 콘텐츠가 아니다. 창감독은 “이미 7편까지 스토리를 짜놓았다”면서 “영화가 좋은 반응을 얻어 후속작 제작이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이번에는 저예산으로 제작했지만 만약 2편을 제작하게 된다면 블록버스터급으로 제작해보고 싶어요. 영화 속 등장하는 움직이는 인형인 ‘하자’를 주인공으로 한 외전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은 법이잖아요. (미소).”
‘피원에이치’는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작이며 러닝타임은 99분이다. 피원에이치 멤버들을 비롯해 정진영, 김설현(AOA), 정용화(씨엔블루), 조재윤, 최여진, 이채윤, 유재석, 정해인 등이 출연한다.
창감독은 “음악채널 MTV를 대중화시킨 인물인 마이클잭슨이 데이빗 핀처 등과 같은 유명 감독들과 함께 메시지를 녹인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곤 했다”면서 “뮤직비디오를 넘어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뮤지션의 메시지를 담아냈다는 점만으로도 ‘피원에이치’는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겠지만 아이돌 가수들이 전 세계에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정도로 K팝이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피원에이치’가 국내외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된다. K팝 아이돌 세계관 콘텐츠의 진화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