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 두산매치 조별리그 3연승 16강 진출…이예원·박현경도 ‘부전승’(종합)
by주미희 기자
2024.05.17 17:40:55
윤이나·이예원·박현경, 두산 매치플레이 16강 진출 성공
16강 대진 모두 완성…18일부터는 토너먼트
기권자 너무 많고 맥빠지는 경기 방식에 대한 지적도
| 윤이나가 17일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미소짓고 있다.(사진=KLPGA 제공) |
|
[춘천(강원)=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윤이나(21)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총상금 9억원)에서 조별리그 3연승을 내달리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윤이나는 17일 강원 춘천시의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최민경(31)을 상대로 5&4 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첫날 김수지(28), 둘째날 임희정(24)을 차례로 제압한 윤이나는 이름값 높은 선수가 대거 모인 ‘죽음의 조’ 3조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윤이나는 1번홀(파4)과 4번홀(파4)에서 파를 지켜 보기에 그친 최민경에 홀들을 뺏어냈다. 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1홀 차로 쫓겼지만, 9번홀부터 11번홀까지 세 홀 연속 버디를 따내 4홀 차로 크게 앞섰다.
윤이나는 14번홀(파4)에서 샷 이글이 될 뻔한 웨지 샷을 앞세워 버디를 잡고 경기를 끝냈다.
지난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뒤 이번 주에도 3연승을 내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100m 안팎의 웨지 샷이 초반보다 좋아지면서 최근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집중력이 좋은 편이다. 매치플레이는 집중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승까지는 네 경기가 남았다. 만약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5일 동안 7경기를 치러야 한다. 윤이나는 “평소 체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서 체력 문제는 괜찮을 것 같다”며 “마지막 날까지 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윤이나는 16강에서 이가영(25)과 맞붙는다.
이예원(21)과 박현경(24)은 이날 3라운드를 치르지 않고도 부전승을 거둬 3연승으로 16강에 올랐다.
이예원의 3라운드 상대였던 이정민(32)은 손목 부상 때문에 1번홀 티잉 에어리어에서 기권을 선언했고, 박현경의 상대 선수였던 유서연(21)도 전날 당한 등·허리 통증으로 1번홀까지 왔다가 기권했다.
이예원은 서연정(29)과, 박현경은 유효주(27)와 16강을 치른다.
이예원은 지난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을 노린다.
이예원은 “이제부터는 지면 끝이니까 더 후회 없이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겠다”며 “최대한 높이 올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에 그쳐 아쉬워 했던 박현경도 KLPGA 투어 통산 5승에 도전한다.
박현경 역시 “16강은 결승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기 때문에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싶다”며 “작년의 좋은 기억을 되살리면서 이번에도 꼭 일요일 잔디를 밟고 싶다”고 말했다.
문정민(22)과 이소영(27), 서어진(23), 유효주(27), 이가영, 서연정도 3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안착했다.
2승 1무를 거둔 안선주(37), 2승 1패의 안송이(34), 1승 2무의 고지우(22)도 16강에 올랐다.
홍지원(24)과 박도영(28), 송가은(24), 이채은(25)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16강 대진표가 모두 완성됐다. 안선주-이채은, 이소영-홍지원, 문정민-송가은, 고지우-서어진, 안송이-박도영이 16강에서 만난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되며 18일 16강과 8강전이 모두 펼쳐진다.
다만 이날 부전승이 네 팀이나 쏟아져 나온 건 아쉽다고 지적되는 대목이다.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권한 선수들도 있지만, 2패를 한 뒤 16강 진출 가능성이 없어 기권한 선수들도 있어서다. 실종된 프로 정신 때문에 조 1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매치플레이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원래 두산 매치플레이는 64명의 선수가 곧바로 토너먼트로 격돌해 우승자를 가렸다. 하지만 당일 컨디션에 좌우되는 경향이 커 대회 초반에 상위 랭커가 하위 랭커에 발목이 잡히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7년부터 이변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별리그를 도입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 토너먼트 4경기. 4강에라도 오르면 닷새 동안 7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톱 랭커들 중에서는 매치플레이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스타를 보호하기 위해 조별리그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더 커졌다. 조별리그에서 2패를 하면 16강 가능성이 없으니 그냥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경기 방식의 폐해다.
상금 분배 방식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트로크플레이의 경우에는 기권하면 상금을 받지 못하지만, 두산 매치플레이는 기권자에게도 상금을 준다. 한 선수는 지난해 두산 매치플레이 조별리그에서 기권했는데, 319만5000원 상금을 받았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아도 상금을 주니까 대회 전에 기권하지 않는 선수들도 있다”고 지적하며 “내년부터는 두산 매치플레이 방식을 바꾼다는 이야기도 있다.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