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람, 끝까지 독주…휴온스 셀레브리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by임정우 기자
2019.05.12 17:02:43

전가람. (사진=KPGA)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마지막 18번홀에서 ‘땡그랑’ 소리가 들리던 순간 전가람(24)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전가람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6억원)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하는 것)를 달성했다.

전가람은 12일 인천광역시 서구의 드림파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만든 전가람은 공동 2위 김대현(32)과 박성국(32)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KPGA 코리안투어 통산 2승째를 올렸고 우승 상금으로 1억 2000만원을 받았다.

전가람은 첫날 8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상승세는 둘째 날과 셋째 날에도 이어졌다. 2, 3라운드에 8타를 더 줄였다. 공동 2위 그룹에 5타 차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4라운드를 시작했다.

사흘 동안 16언더파를 몰아친 만큼 우승은 문제 없어 보였다. 하지만 빈틈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던 전가람은 최종 4라운드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2번홀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보인 전가람은 9번홀까지 단 1개의 버디를 잡지 못하며 공동 2위 그룹의 추격을 허용했다.

전가람은 10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아채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그러나 12번홀에서 또 하나의 보기를 적어냈고 10번홀과 12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김대현에게 단독 선두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4월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을 경험했던 전가람은 침착했다. 12번홀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승부는 파5 16번홀에서 갈렸다.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펼친 전가람은 앞 조에서 김대현이 약 1m 거리에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는 것을 지켜봤다. 김대현과 격차를 벌릴 기회를 발견한 전가람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에 가져다 놓은 뒤 가볍게 버디를 낚아챘다. 2타 차로 달아나면서 우승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나갔다.

단독 선두로 마지막 18번홀에 들어선 전가람의 티샷은 페어웨이 벙커로 향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페어웨이 벙커에서 홀 옆 10m 거리에 두 번째 샷을 올렸다.



그런데 정작 버디 퍼트가 홀을 약 3m 넘게 지나갔다. 박성국의 버디 성공 여부에 따라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성국의 버디 퍼트는 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전가람이 보기로 마무리하면서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확정지었다.

1년 1개월 만에 KPGA 코리안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전가람은 ‘지키는 골프’를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무조건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버리고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파를 지킨 게 정상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압박감을 어떻게 이겨내고 대처하는지에 대해서 배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공동 2위에는 15언더파 273타를 친 김대현과 박성국이 자리했다. 황재민(32)이 14언더파 274타 단독 4위에 올랐다. 김비오(29)는 13언더파 275타를 치며 김학형(27), 문경준(37)과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고 이형준(27)은 11언더파 277타 공동 9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두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기록하는 포볼 방식으로 진행된 팀 대항전에서 여홍철(48)-김태훈(32) 팀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국내 최초의 프로암 정규 대회로 열린 이번 대회 3, 4라운드는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과 스포츠 스타, 연예인,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된 셀러브리티가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치렀다.

여홍철과 김태훈은 이틀 동안 보기를 1개로 막고 버디 21개를 쓸어 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20언더파를 완성해 단독 2위 권오상-홍인규 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 기계체조 영웅으로 현재 경희대 교수인 여홍철은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팀 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돼 기쁘다”며 “이틀 동안 옆에서 도움을 준 김태훈 프로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