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징크스' 깨뜨린 김현수 "2·3차전 묻어갔는데 다행"

by이석무 기자
2023.11.11 19:25:35

1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트윈스 대 KT위즈 경기. 7회초 1사 2루 LG 김현수가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대주자 최승민과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원=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LG트윈스 ‘정신적 지주’ 김현수가 ‘가을야구 징크스’를 깨뜨리고 한국시리즈(KS)에서 중심타자로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현수는 1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 2023 KS 4차전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선제 2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김현수가 타석에서 펄펄 난 덕분에 LG는 15-4 대승을 거두고 29년 만의 KS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이날 LG는 홈런 3방 포함, 17안타를 몰아쳐 KT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특히 LG 타선이 폭발하는 데 있어 도화선 역할을 한 것이 김현수의 1회초 선제 2점 홈런이었다.

김현수는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KT 선발 엄상백의 2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은 전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달아오른 팀 분위기에 불을 붙이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김현수는 5-0으로 앞선 7회초에도 1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LG가 한 이닝에 8타자 연속 안타로 7점을 뽑는 데 있어 김현수도 힘을 보탰다.

김현수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타자로 인정받으면서 유독 가을 야구에선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263에 그쳤다. 아주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규시즌 통산 타율 .314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좋은 활약을 펼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팀이 안 좋은 결과를 낼 때마다 김현수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도 KS 3차전까지는 13타수 2안타, 타율 .154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1루수 옆을 꿰뚫는 2루타로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김현수는 4차전에서 호쾌한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면서 ‘가을에 약하다’는 편견을 말끔히 날려버렸다.

김현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2, 3차전에서 선수들이 잘한 덕에 묻어갈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며 “오늘 첫 타석부터 느낌이 좋고, 긴장도 되지 않았다. 느낌이 좋아 자신있게 스윙했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때 좋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릴 때는 과감하게 치지를 못했다”면서 “지금은 흥분하지 않고 치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천 훈련 때부터 스윙을 잘 돌릴 수 있는 연습을 했다”면서 “허리가 아픈 이후 세게 쳐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세게 치는 것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1차전에서 패한 뒤 홈런이 하나 터져 분위기를 갖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차전에서 오지환이 치면서 홈런이 터져 나왔다”며 “홈런 하나가 나오니 선수들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