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퍼터 달인' 이태희, 7타 몰아치고 첫 우승 꿈 '모락모락'
by김인오 기자
2015.06.04 18:47:37
| 이태희가 4일 열린 KPGA 투어 넵스 헤리티지 1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사진=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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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밸리퍼터 맨’ 이태희(31·OK저축은행)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생애 첫 우승을 향해 맹타를 휘둘렀다.
이태희는 4일 경기도 여주의 360도 컨트리클럽(파71·7024야드)에서 열린 넵스 헤리티지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를 8개나 잡아냈다.
7언더파 64타를 기록한 이태희는 6언더파 65타를 적어낸 최민철(27), 재미교포 홍창규(34)를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2006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이태희는 첫 우승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마지막 날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면 올해 신설된 넵스 헤리티지 대회의 초대 챔피언이 된다.
이태희의 트레이드 마크는 밸리퍼터. 그립을 가슴에 고정시키고 스윙을 하는 밸리퍼터로 정확하게 홀을 공략, 8개의 버디를 솎아냈지만 뜻하지 않은 실수도 범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이태희는 전반에만 버디 3개를 몰아치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후반 3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순위를 더 끌어올렸고, 5~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실수는 8번홀(파5)에서 나왔다. 벙커에서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낸 이태희는 세 번째 샷을 홀 3m 붙여 버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아쉽게 홀을 외면했고 30cm 거리의 파퍼트를 남겼다. 마크가 필요없는 거리. 어드레스를 취하지 않고 홀아웃을 시도했지만 볼은 홀을 외면했다. 이태희는 보고도 믿기지 않은듯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마지막 9번홀(파4)에서 타수를 만회하는 버디를 잡아내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태희는 “화가 나기보다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고 넘겼다”며 “실수를 교훈 삼아 끝까지 집중해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내년부터는 프로 대회에서 밸리퍼터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이태희는 2011년부터 사용해 몸에 익숙해진 밸리퍼터를 바꿔야 한다. 그는 “올해까지는 밸리퍼터를 사용할 것이고 시즌 종료 후 일반 퍼터로 바꿔 연습할 생각이다. 일반 퍼터를 사용한 적이 있기 때문에 퍼터 교체에 따른 불안감은 없다”고 자신했다.
정규 투어 10년 동안 우승 없이 세 번의 준우승을 기록한 이태희. 우승컵에 대한 절실함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는 “우승을 하지 못한 이유를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8번홀 같은)어이없는 실수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뒷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수만 보완한다면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SK텔레콤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후 2연승에 도전하고 있는 최진호(31·현대하이스코)는 버디 3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2개를 기록했다. 컷 통과는 무난하지만 선두권을 따라잡기에는 힘에 부쳐 보인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인 허인회(28)는 4언더파 67타를 쳐 시즌 두 번째 우승 가능성을 밝혔다.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 고배를 마신 김대현(27)은 3오버파 74타로 무너져 본선 진출까지 힘든 여정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