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 최윤수가 17세 송민혁에게…“초반 3개 홀과 마지막 3개 홀이 중요”

by임정우 기자
2021.09.09 20:36:36

최윤수(오른쪽)와 송민혁. (사진=KPGA)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우승자는 첫 3개 홀과 마지막 3개 홀에서 결정된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챔피언스투어에서 통산 37승을 차지한 최윤수(73)가 국가대표 송민혁(17)에게 건넨 조언이다. 최윤수는 동반 플레이를 한 송민혁에게 “18개 홀을 모두 집중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첫 3개 홀과 마지막 3개 홀이 중요하다. 6개 홀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윤수의 조언을 들은 송민혁은 “최윤수 선배의 말에 100% 공감한다”며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최윤수 선배가 해주신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내일부터 플레이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최윤수는 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 1라운드에서 8오버파 79타를 쳤다. 버디 1개와 보기 9개를 묶어 8오버파를 기록한 최윤수는 공동 13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200m에 불과한 최윤수는 파4 모든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모두 3번 우드로 쳤다. 두 번째 샷으로도 그린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최윤수는 그린 주변 플레이와 퍼트로 만회했다. 버디 1개를 잡아내고 보기를 단 8개로 막으며 70대 스코어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최윤수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에이지 슈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70대 스코어를 적어내 다행이다”며 “3년 만에 출전한 KPGA 코리안투어에서 손자뻘 후배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코리안투어와 챔피언스투어에서 통산 37승을 거둔 최윤수는 한국 남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신한동해오픈 7회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대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윤수는 이날 손주뻘인 17세 송민혁과 동반 라운드를 했다. 이들의 나이 차는 무려 55년 8개월 2일. 역대 코리안투어 최다 나이차 동반 라운드 기록이 세워졌다.

최윤수는 “송민혁과 거리 차이가 100m 가까이 나는 홀도 있었다. 확실히 요즘 어린 친구들은 거리가 멀리 나간다”며 “아이언 샷과 그린 주변 플레이, 퍼트까지 좋아 놀랐다. 앞으로 송민혁이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윤수가 송민혁에게 첫 3개 홀과 마지막 3개 홀이 중요하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첫 3개 홀의 경우 샷과 퍼트 감을 찾지 못해 부진한 선수가 많다”며 “마지막 3개 홀에서는 체력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좋종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중력을 1번홀부터 18번홀까지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내가 가진 에너지를 첫 3개 홀과 마지막 3개 홀에서는 100% 쏟아 부어야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윤수는 우승 경쟁할 때 긴장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송민혁의 질문에도 답했다. 그는 “상대 선수의 성적을 생각하지 말고 내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기 시작 전 목표로 했던 스코어를 치는 데 집중하면 우승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걸 믿고 내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날 경기를 아쉽게 마친 최윤수는 둘째 날 2언더파 69타를 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그는 “68세 때부터 에이지슈트를 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달성하면 엄청난 기록이 될 것 같다”며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걸 목표로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