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무관의 한 풀어낸 안송이 "아빠 사랑해요"
by주영로 기자
2019.11.10 18:11:57
KLPGA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 1타차 우승
2010년 데뷔해 237개 대회 만에 감격의 첫 우승
우승 없이도 9년 동안 KB금융그룹 든든한 후원 받아
최혜진, 대상·다승 이어 상금·최저타수까지 싹쓸이
| | 1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9시즌 마지막 대회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237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안송이가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세리머니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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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37개 대회, 데뷔 10년 만에 무관의 한을 푼 안송이(29)가 우승이 확정되자 펑펑 눈물을 쏟아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 10년 무관의 안송이가 마침내 237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1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안송이는 이날 침착하게 경기를 펼치며 1언더파 71타를 쳤다.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적어낸 안송이는 이가영(20)의 끈질긴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안송이는 KLPGA 투어에선 보기 드문 선수다.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도 없고 상비군 생활을 해보지도 못했다. 2010년 프로로 데뷔했지만, 초기엔 그를 알아보는 팬이 거의 없었다. 2년 차까지는 계속 시드를 잃는 불안한 투어 활동을 했다. 2012년 데뷔 3년 차가 되면서 겨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상금랭킹 33위에 올라 처음으로 정규투어 시드를 유지했다. 그 뒤 종종 우승 경쟁을 펼친 적은 있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후원사와 긴 인연을 이어왔다. 2011년부터 KB금융그룹의 후원을 받아 9년째 함께 하고 있다. 우승은 없었지만, 올해도 계약이 만료되는 안송이는 이미 내년 계약도 확정한 상태다. 프로 선수가 한 기업과 10년 동안 후원 계약을 맺어오는 건 매우 드물다.
안송이는 “가끔 주변에서도 ‘어떻게 KB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느냐’고 물어올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그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다”며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얼른 우승하고 싶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10년 만에 우승을 선물해 드릴 수 있게 돼 더 기쁘다”고 말했다.
첫 우승의 한을 풀어낸 안송이는 그동안 한 번도 하지 못한 말로 아버지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는 우승 뒤 아버지 안철수 씨의 품에 안겨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안송이는 “아버지는 나에게 친구 같은 존재다”라며 “마음속으로는 감사했지만 막상 얼굴을 보고 그런 말을 하지 못했는데 아버지도 무덤덤하게 듣기만 하셨다”고 부녀지간의 애틋한 사랑을 보였다.
안송이는 우승이 없었던 지난 9년 동안 “서른이 되기 전에 꼭 우승하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얘기해왔다. 20대의 마지막 대회에서 그 꿈을 이뤘다. 안송이는 “나이가 들었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며 “후배들에게도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이어 “237개 대회 만에 우승했으니 다음 우승은 더 빨리 하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237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안송이는 KLPGA 투어 역대 최다 대회 출전 우승 기록도 새로 썼다. 종전 최장 기록은 박채윤의 166개 대회만의 우승이다.
이가영이 1타 차 2위로 대회를 마쳤고, 임희정(19)과 박현경(19), 박민지(21)가 합계 6언더파 210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대상과 다승을 확정하고 이번 대회에서 상금왕과 최저타수까지 전관왕 석권을 노린 최혜진(20)은 공동 35위(3오버파 219타)에 그쳤지만, 상금과 최저타수 1위를 지켜 4관왕에 등극했다.
KL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2019시즌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약 4주 동안 휴식기를 거쳐 오는 12월 6일 베트남에서 개막하는 효성 챔피언십으로 2020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 | 우승 뒤 안송이(왼쪽)가 아버지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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