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7타 차 뒤집기 쇼..2주 만에 또 우승
by주영로 기자
2019.04.28 14:56:35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정체된 나를 깨우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지난 5일 신지애(31)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이 출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지 6년째가 됐고 그러다 보니 조금 정체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미국에 와서 감각이 떨어진 샷 기술을 끌어올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결과보다 도전 그 자체에 의미를 뒀다.
자신을 채찍질한 신지애는 대회를 끝내고 일본으로 돌아가자마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4일 일본 효고현 미시키의 하나야시키 골프장에서 끝난 스튜디오 앨리스 레이디스오픈에서 역전 우승을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이번 시즌 J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의 막혔던 우승 물꼬 튼 의미 있는 우승이었다.
신지애가 2주 만에 다시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8일 일본 시즈오카현 카와나호텔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후지산케이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000만엔)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뽑아내고 보기 1개로 막아 8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05타를 적어내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친 신지애는 뒤에서 경기한 선수들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2승째이자 프로 데뷔 이후 통산 55승째를 달성했다.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로 데뷔한 신지애는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뒤 2010년 메트라이프 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까지 20승(2005년 아마추어 1승 제외)을 올렸다. 이후 미 LPGA 투어에서 11승, JLPGA 투어 21승,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1승, 아시아여자골프투어(LAGT) 2승을 기록했다.
선두에 7타 뒤진 공동 19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신지애는 전반 9개 홀에선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타를 줄이는데 만족했다. 후반 극적인 대반전이 일어났다. 10번홀을 시작으로 12번홀까지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데 이어 다시 14번홀부터 17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아내 단독선두로 나섰다. 마지막 18번홀에서 파를 적어낸 신지애는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요시모토 히카루가 17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2타 차 선두가 됐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서 신지애의 우승이 확정됐다. 우승상금 1440만엔(약 1억5000만원)을 추가한 신지애는 시즌 총상금을 4034만6666엔(4억1915만원)으로 늘려 상금랭킹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오헤 가오리와 요시모코 히카루, 시부노 히나코, 스즈키 아이(이상 일본)가 합계 6언더파 207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고, 황아름(32) 공동 16위(2언더파 211타), 배희경(27)은 공동 21위(1언더파 210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