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로저스 공략 실패, 답은 클로이드에 있었다

by박은별 기자
2015.09.30 21:47:22

사진=삼성라이온즈
[대전=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삼성이 한화를 만나 대패를 당했다. 시즌 최다실점 패배를 기록했다.

삼성은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6-18로 졌다. 5연속 우승에 매직넘버 3을 남겨두고 있는 삼성은 시즌 막판 예상치 못한 4연패를 당했다.

한화 선발 로저스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많은 점수를 뽑기란 쉽지 않은 일. 류중일 삼성 감독이 경기 전 로저스의 공략법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선발 클로이드가 크게 무너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답을 내놓은 이유기도 했다.

상대 선발 공략이 타자들보다 투수의 역할이 더 크다는 것이었다. 로저스와 한화를 근소한 점수 차에서 압박만 한다면 경기 후반 마운드와 방망이에 앞선 삼성이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매 경기 9회까지 맡아주는 로저스를 조금이라도 일찍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을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큰 점수차 열세는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여유가 생긴 로저스의 투구 템포가 빨라진다면 타자들의 공략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로저스에게 계속해서 긴장감을 심어준다면 빈틈이 생길 것이 분명했다.

로저스와 삼성의 첫 만남도 그랬다. 삼성은 지난 달 19일 포항 한화전에서 로저스와 처음 만나 7회까지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채 끌려가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1-4로 근소한 점수차에서 7회 나바로의 적시타로 추격하며 로저스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뀐 투수 권혁마저 흔들리며 삼성이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두 번째 맞대결 결과는 삼성의 바람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클로이드가 초반 크게 무너졌다. 3회도 채우지 못한 가운데 9실점(7자책)이나 했다. 아웃카운트 8개를 잡는 동안 홈런 포함 9개의 안타, 2개의 볼넷을 허용한 탓이었다.

두 번의 만루 위기서 급격히 흔들렸다. 하위타순에 얻어맞은 결정타라는 점에서 더 뼈아팠다. 2회 선두타자 김태균의 안타와 최진행의 볼넷으로 맞은 2사 만루에서 9번 타자 신성현에게 적시타를 내주고 선취점을 뺏긴 삼성. 정근우와 이용규의 적시타가 더해지며 0-5으로 몰렸다. 3회 2사 만루에서 신성현에게 맞은 만루포는 결정적이었다. 클로이드는 이후 마운드를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삼성 마운드와 타자들은 맥없이 물러났다. 삼성은 이후에도 4점을 더 내줬고 삼성 타선 역시 로저스 공략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스코어가 워낙 벌어졌던 탓에 로저스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고 마음 급한 삼성 타자들은 로저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7회 3점을 쫓아가긴 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차를 따라가긴 무리였다. 7회말 폭스의 투런포 포함 또 한 번의 대량실점이 이어지며 졌다.

18실점은 올시즌 삼성이 허락한 최다 실점이기도 하다. 지난 7월10일 kt전에서 기록한 16실점(8-16 패)이 기존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류 감독이 우려한대로 클로이드의 초반 대량실점은 삼성 타선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반대로 로저스에겐 자신감만 키워준 모양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