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승'과 '김현우' 얻었다

by박은별 기자
2014.08.26 22:33:22

사진=삼성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이번엔 김현우 카드가 대성공했다. 삼성 김현우가 차기 필승조로서의 면모를 맘껏 뽐냈다.

삼성은 2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김현우의 맹활약 속에 10-7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2위 넥센과 승차를 7.5게임차까지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롯데전 5연승으로 올시즌 상대 전적은 11승4패,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선발 장원삼이 흔들렸지만 불펜 김현우가 그 뒤를 든든히 받쳐주면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이날 성적은 2이닝 4탈삼진에 1피안타 무실점. 투구수는 38개. 이날 승리 투수가 된 김현우는 2010년 데뷔 후 감격의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올시즌 14경기, 프로 통산 26경기만에 맛본 승리의 기쁨이었다.

삼성은 장원삼이 흔들리면서 초반 어려운 경기를 해야했다. 삼성이 점수를 얻으면 장원삼이 실점하며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장원삼은 3-1로 앞서던 4회 3루타 1개에 2루타 3개를 얻어맞으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5회에도 선두타자 최준석의 2루타, 히메네스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뺏겼다.

삼성 벤치는 장원삼을 좌타자 박종윤까지 상대하게 하고 강민호 타석에서부터 김현우를 투입했다. 결과는 대성공.

김현우는 전타석에서 3루타를 날린 강민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데 이어 신본기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더이상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위기를 찬스가 왔다. 삼성은 6회 다시 2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6회도 김현우의 몫이었다. 삼진만 2개를 잡고 아웃카운트를 챙긴 뒤 2사 2루에선 강타자 손아섭을 만나 7구 승부 끝에 땅볼로 돌려세웠다. 자신감을 찾은 김현우는 7회에도 4번타자 최준석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초구와 2구 모두 적극적인 승부로 루킹 스트라이크를 얻어내는 등 과감한 피칭으로 롯데 타자들을 압도했다.



김현우는 다음 좌타자 타석부턴 마운드를 백정현에게 넘기고 임무를 다했다.

마운드가 안정되니 타선도 힘을 냈다. 김현우의 호투 덕분에 힘을 얻은 삼성은 7,8회 5점을 뽑아내며 승리할 수 있었다.

사실 김현우의 활약은 예견돼 있었다. 차우찬, 안지만, 임창용 등 건재한 삼성 필승조에 비해 그리 맡은 역할이 큰 건 아니었지만 팽팽한 승부의 순간에서 늘 길목을 지켜줬던 선수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삼성 불펜진은 올시즌도 평균자책점과 WHIP, 피안타율에서 타팀의 구원진을 압도한다. 평균자책점만 팀 순위 4위 LG(4.19)에 뒤진 2위에 올랐을 뿐 WHIP, 피안타율 모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중 김현우는 평균자책점과 WHIP, 피안타율 모두 삼성의 평균보다 더 좋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은 1.69(16이닝 3실점)에 WHIP는 1.06, 피안타율은 2할2푼8리밖에 되지 않는다. 주자가 있을 때 피안타율은 1할3푼, 득점권 피안타율은 무려 7푼7리다.<표 참조>

자료제공=베이스볼S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미 김현우를 내년 시즌 필승조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점도 삼성으로선 중요한 대목이다. 류 감독은 “내년 시즌 FA를 맞는 선수들도 있고 대안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김현우는 앞으로 필승조로 키우고 싶은 생각이 있다. 올 시즌, 그리고 겨울까지 올인할 생각이다”고 했다.

그리고 김현우에 대한 류 감독의 기대치는 벌써부터 증명되고 있는 중이다. 그간 가능성은 많이 보였지만 늘 시즌 때엔 아쉬움을 많이 남겼던 김현우.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인정받은 가능성을 조금씩, 그리고 무섭게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2010년 2경기, 2013년 10경기에 뛴 기록이 고작인 김현우는 올해 벌써 14경기에 나서며 불펜진에 든든한 힘이 돼주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팀이 잘 나가려면 매년 새로운 선수들이 나와야한다”고 했다. 야수 중에선 박해민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마운드에선 단연 김현우다. 김현우가 남은 시즌, 인정받았던 가능성을 더욱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