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시헌, 2회 적시타가 홈런 보다 빛난 이유

by정철우 기자
2013.10.24 21:37:06

두산 손시헌이 2회 2사 1,3루서 삼성 선발 윤성환으로 부터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구=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자신의 올시즌 첫 포스트시즌 출장 경기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손시헌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솔로 홈런 포함, 4타수3안타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를 거의 활용하지 않고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잇달아 통과한 두산이다. 한국시리저 1차전서 보여 준 손시헌의 활약은 ‘역시 두산의 선수층’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물론 가장 짜릿한 장면은 6회의 홈런이었다. 손시헌은 6회 선두타자로 나서 삼성 네 번째 투수 신용운으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뜻 깊은 한방.

그러나 손시헌이 이날 때린 3개의 안타 중 최고의 가치는 단연 첫 타석에서 나온 적시타였다.

1-1 동점이 된 2회 2사 1,3루서 삼성 선발 윤성환의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치며 2점째를 뽑았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한 방이었다.

7점이나 난 경기서 2점째 득점에 의미를 두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삼성의 특허품이나 다름 없는 ‘선발 1+1’ 전략을 머뭇거리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1+1을 하더라도 어느정도 균형이 맞아야 한다. 오늘 쓸 지 내일 쓸 지는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길 수 있는 흐름에서 투입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 리드를 뺏기면 삼성의 최대 장점인 1+1도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2회처럼 거의 시작하자 마자 선발이 맞아 나간다면 다른 방도가 없다. 손시헌이 앞서가는 1타점 적시타를 뽑은 것은 그래서 더 빛났다.

두 번째는 찬스를 이종욱에게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이종욱은 첫 타석에서 윤성환의 직구에 밀리며 유격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올 시즌 윤성환을 상대로 두산 타자 중 가장 좋은 6할2푼5리(8타수5안타)의 타율을 기록중이었다.

비록 2사 후였지만 이종욱에게 찬스가 계속된다는 건 그만큼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종욱은 기대대로 윤성환을 우전 안타로 공략하며 3점째를 뽑았다. 당연히 삼성의 두 번째 투수 투입 전략은 전체적으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9번 타자 손시헌의 안타 한방이 가져 온 효과는 이처럼 다양하고도 쏠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