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전반기 결산 "박해민-이승엽 고맙다"

by박은별 기자
2014.07.16 22:35:54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류중일 삼성 감독이 상반기 가장 고마운 선수로 박해민과 이승엽을 꼽았다. 시즌에 앞서 가장 고민이던 포지션인 중견수에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주전까지 도약한 박해민과 팀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준 베테랑 이승엽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삼성은 49승2무27패, 승률 6할4푼5리로 류중일 감독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전반기 승률을 기록하며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하게 됐다.

비록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2-9로 패해 시즌 첫 4연패에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2위 넥센과 승차는 여전히 3.5게임을 유지 중이다.

다음은 전반기를 마친 류중일 감독의 일문일답.

-지난 시즌에 비해 더 나은 성적, 취임후 최고 승률로 전반기를 마감하게 됐는데

▲선수, 코칭스태프가 전체적으로 노력해준 결과라고 본다. 전반기 막판 몇게임에서 선수들이 다소 지친 기색이 있긴 했지만, 올스타브레이크를 통해 재정비하겠다. 후반기에 돌입해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전반기 성적에 만족하는가.

▲감독 입장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욕심 같아서는, 더 높은 승률로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 당연히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들이 얼마나 큰 노력을 했는지 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전반기를 되짚어봤을 때 가장 큰 위기는 언제였나.

▲ 개막 직후에 팀 밸런스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3연패를 당하고, 5승9패까지 몰린 적이 있다. 주전포수, 백업포수가 모두 부상으로 빠지고, 용병투수 한명이 재활중인 상황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기에 어려움에서 빨리 탈출한 게 큰 힘이 됐다고 본다. 우리 팀은 지난 3년간 우승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만감이 아닌, 자신감이 몸에 밴 것 같다. 위기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모두 제몫을 해준 결과가 아닐까 한다.

-상반기 최고의 수확을 꼽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

■ 팀 성적과는 별개로 야구사관학교라 할 수 있는 BB 아크(Baseball Building Ark)가 설립된 것이다. 연초에 오픈을 했고, 최근에는 공식 개관식도 열렸다. 2,3년 전부터 육성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한국프로야구가 전체적으로 발전하려면 2,3군에 좋은 코치들이 많이 들어가 실질전력을 키워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물이 바로 BB 아크다. 구단이 지원을 잘 해줬고, 앞으로도 더 많은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BB 아크를 위한 야구장 면을 새로 만들 계획도 진행중이다. 지난 6월에는 BB 아크에서 훈련해온 신인투수 이수민이 1군에 올라 좋은 활약을 해줬다. BB 아크의 이철성 위원장과 강기웅, 카도쿠라 지도위원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

-상반기에 인상 깊었던 선수는 누구인가.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누구 하나를 꼽기는 힘들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박해민의 활약이 나에겐 즐겁다. 전지훈련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선수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재능을 떨치는 모습이 기특하지 않나. 이런 선수들이 자꾸 나와줘야 한다 해민이가 지금의 성과에 절대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베테랑 이승엽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중심을 잡아준 점도 꼭 언급하고 싶다.

-전체적인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 삼성 만큼은 마운드가 버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수년째 ‘이기는 법’을 깨우쳐온 마운드다. 시즌 초반에 선발진이 다소 어려움을 겪을 때 불펜진이 버텨줬다. 전반기 막판에 불펜이 약간 지친 모습을 보일 때에는 선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게 바로 우리 팀의 강점일 것이다. 큰 부상 없이 몇 년을 활약해온 투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팀은 정규시즌 4연패, 감독 개인으로선 아시안게임 우승 등 두가지 목표가 기다리고 있는데.

▲ 당연히 정규시즌 4연패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하고 싶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시안게임 이전에 승수를 많이 쌓아놓고 싶다.

-올시즌을 앞두고 NC의 활약을 예고했고 적중했다. 후반기에 다크호스가 될만한 팀을 골라본다면.

▲지금 중하위권에 처져있는 팀들도 한번쯤은 치고 나가는 타이밍이 있을 것이다. 여전히 50경기 안팎으로 잔여일정이 많이 남아있다. 순위표에 어떤 변동이 있을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

-후반기에도 마무리는 임창용인가.

▲당연하다. 만약 아니라면, 대체 임창용 대신 누구를 기용해야 하는가. 임창용이 마무리로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올스타브레이크는 감독에게 어떤 의미인가.

▲팬들에겐 휴식기, 축제의 의미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감독 입장에선 다르다. 엔진을 완전히 꺼버리는 시기가 절대 아니다. 계속 엔진을 예열하면서 후반기의 선수 운용과 전략을 구상하는 시기가 바로 올스타브레이크다. 모든 감독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후반기에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