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부진에도 패전 면한 류현진 "동료들에 미안하고 고맙다"

by이석무 기자
2021.09.12 15:10:43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조기 강판된 뒤 팀 타선 도움으로 패전을 면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팀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2⅓이닝동안 피홈런 2개 포함, 8안타를 내주고 7실점했다. 삼진 4개를 잡았고 볼넷은 1개를 허용했다.

3-7로 뒤진 3회말 구원투수 로스 스트리플링과 교체된 류현진은 토론토가 7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빅이닝을 만들어 11-10 역전승을 거둔 덕분에 극적으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더블헤더 경기를 7이닝까지만 진행한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를 거뒀다면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이인 14승 달성은 물론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선두로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부진으로 그 같은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77에서 4.11로 치솟았다. 만약 이대로 올 시즌을 마치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규정이닝을 채운 시즌에서 처음으로 평균자책점 4점 이상을 기록하게 된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선발 투수로서 더블헤더 첫 경기 초반에 대량 실점했다”며 “어려운 경기를 해서 야수들에게 미안했는데 역전승을 기록해 고맙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지난 7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될 당시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일찍 교체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겨우 4일을 쉰 뒤 낮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몸상태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류현진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래 오늘 공을 던지는 일정이었다”면서 “팔꿈치 문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신 류현진은 대량 실점의 원인을 ‘실투’에서 찾았다. 그는 “1회에 실투를 던졌는데 홈런을 맞았다”며 “2회에 허용한 홈런은 잘 던진 공이었는데, 상대 타자가 잘 쳤다”고 말했다.

이날 부진으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점대(4.11)로 올라섰다. 평소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류현진이지만 치솟은 평균자책점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매 시즌 가장 신경 쓰는 게 평균자책점인데 최근 한 달 동안 대량실점 경기가 몇 차례 나오면서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며 “올 시즌 남은 경기가 많지 않은 만큼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