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0% 기적 이뤘다...사상 첫 리버스 스윕 우승 달성

by이석무 기자
2023.04.06 21:53:27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5차전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챔피언에 오른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5차전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챔피언에 오른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0%의 기적’을 달성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도로공사는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5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눌렀다.

이로싸 도로공사는 V리그 역사상 최초로 1·2차전을 내주고 3·4·5차전을 이기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한 최초의 팀이 됐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은 가시밭길이었다. 인천에서 열린 1, 2차전을 흥국생명에 잇따라 내줘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홈인 김천에서 3, 4차전을 잡으면서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왔다. 1, 2차전을 패한 팀이 3, 4차전에서 이기고 5차전까지 끌고 온 것만으로도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사상 처음이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마지막에 ‘진짜’ 기적을 완성했다. 5차전까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면서 사상 처음으로 ‘1, 2차전에서 패하고 우승한 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아울러 도로공사는 2018시즌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번째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에는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휩쓰는 통합우승을 이뤘다.

역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3위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7~08시즌 GS칼텍스, 2008~09시즌 흥국생명에 이어 올 시즌 도로공사가 세 번째다.



반면 흥국생명은 1, 2차전을 먼저 이기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에 실패한 최초의 팀이라는 아쉬운 수식어를 갖게 됐다. 통산 4번째 통합우승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은 김연경이 뛰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기에 흥국생명으로선 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정규리그 내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화려한 대관식을 꿈꿨던 김연경도 2년 전에 이어 아쉬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도로공사는 1세트를 먼저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세트를 접전 끝에 따낸 뒤 3세트 마저 이기고 흐름을 역전시켰다. 특히 3세트는 20-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5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흥국생명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김연경이 고군분투하면서 힘겹게 4세트를 따내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결국 5세트에서 웃은 쪽은 도로공사였다.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서브득점과 캣벨의 오픈 공격으로 먼저 2점을 뽑은 뒤 줄곧 리드를 지켰다.

도로공사는 13-12에서 비디오판독 끝에 터치아웃 득점을 뽑아 세트포인트에 도달했다. 이어 14-13에서 박정아의 공격이 터치아웃 되면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5차전에서 32득점을 책임진 캣벨은 기자단 투표에서 가장 많은 17표를 받아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박정아(23점), 배유나(18점) 등 토종 공격수들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가 35점, 김연경이 3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끝내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