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골프카트 끌고 경기 한 김해림, 맥콜오픈 첫날 7언더파 '부활샷'

by주영로 기자
2021.07.02 15:54:28

맥콜 모나파크오픈 첫날 7언더파 선두권 출발
2018년 6승 이후 3년 만에 우승 절호의 기회

김해림이 2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 모나파크 오픈 1라운드에서 직접 전동카트 밀며 경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김해림(32)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총상금 8억원) 첫날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3년 만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해림은 2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릅(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오후 3시 30분 현재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김해림은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200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김해림은 2015년까지 우승하지 못하다 데뷔 7년 만인 2016년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으로 뒤늦게 첫 승을 신고했다. 첫 우승까지 7년이 걸렸지만, 이후 우승 물꼬가 터지면서 2018년까지 6승을 올리며 KLPGA 투어의 강자로 우뚝 섰다. 당시 체중을 늘리기 위해 하루 달걀 한 판씩 먹었다고 말해 ‘달걀 골퍼’라는 별명이 생겼다.

2017년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사반사 타바사 레디이스에 초청 선수로 나가 우승했다. 이듬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투어 활동을 시작했으나 JLPGA 투어에서 성적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2018시즌 JLPGA 투어 19개 대회에 출전, 상금랭킹 59위에 그쳤다. 우승은 없었고 3차례 톱10에 만족했다.

2019년 다시 KLPGA 투어로 복귀했지만, 투어는 이미 새로운 강자들의 무대가 됐다. 최혜진을 비롯해 박현경, 임희정, 조아연 등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에 밀리면서 2019년 상금랭킹 61위, 지난해 38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도 11개 대회에 출전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공동 6위가 최고 성적으로 우승 경쟁에선 조금 멀리 있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이번 대회에선 캐디 없이 혼자 경기에 나섰다. 전동카트에 골프백을 싣고 혼자 끌며 경기했다. 캐디가 없으면 공과 클럽을 닦거나 거리 계산 등 신경 써야 할게 많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라운드를 끝낸 김해림은 “캐디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고, 캐디가 없을 때 경기력에 영향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혼자 경기했다”며 “잘 되거나 아니면 아예 안 되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 돼서 다행이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로 마지막 날까지 혼자 경기를 끝낼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캐디 없이 혼자 경기해 선두로 나선 김해림은 3년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는 “작년 겨울 어깨 통증으로 석 달 정도 골프채를 잡지 않고 쉬었다”며 “그로 인해 시즌 초반엔 경기가 잘 안 풀렸고 쉬는 동안에도 불안한 마음이 들어 더 이를 악물고 준비했다”고 모처럼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