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3개월 뒤 국가대표’ 삼보 박인우, “태극마크 책임감 느낀다”
by허윤수 기자
2023.06.08 19:04:44
| 삼보 대표팀의 박인우가 2023 아시아·오세아니아 삼보선수권대회에서 컴뱃 삼보 -71kg급에 출전한다. |
|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또다시 나라를 대표하게 된 박인우(23·아무르타이거짐)가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의지를 불태웠다.
대한민국 삼보 대표팀은 7일(이하 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비라인 아레나에서 개막한 2023 아시아·오세아니아 삼보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은 스포츠 삼보 -58kg급에 신재용(29·관악구삼보연맹), -64kg급에 이승안(18·경남삼보연맹/트리거삼보짐), 컴뱃 삼보 -71kg급에 박인우가 대표로 출전한다.
러시아 무술인 삼보는 유명 격투 선수들의 근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격투 황제’라 불렸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7)와 UFC 전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5)가 삼보를 기반으로 정상을 맛봤다.
한국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수부대에서 적을 제압하기 위해 개발된 만큼 실전성을 갖췄다. 경찰공무원과 군 부사관 지원 시 가산점을 인정받는다. 또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이라는 뜻처럼 남녀노소 접할 수 있다.
대표팀 중 먼저 나서는 건 박인우다. 오는 10일 출격해 자웅을 겨룬다. 박인우는 “대회 준비는 잘됐다”며 “잔 부상이 살짝 있어 걱정이 있지만 상관 없이 무조건 1등하고 오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삼보는 두 가지 종목으로 나뉜다. 굳히기, 메치기, 관절기 등이 쓰이는 스포츠 삼보와 타격 기술이 더해진 컴뱃 삼보다. 박인우는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컴뱃 삼보 종목에 출전한다.
박인우는 “첫 시작은 스포츠 삼보였지만 타격 기술을 배우면서 컴뱃 삼보도 병행하게 됐다”며 “이젠 컴뱃 삼보 비중을 조금 높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컴뱃 삼보의 경우 다양한 기술이 다 된다”며 “유도처럼 상대를 메칠 수도 있고 독특하게 박치기도 된다. 엘보, 니킥 등 변칙 공격이 가능해 더 재미있다”라고 소개했다.
박인우와 태극마크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국내 대회에서 종목 불문 다수의 수상 경력을 지녔던 그는 2017년 청소년대표에 선발됐다. 그러나 대회 출전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 지난 1월까지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며 태극기와 함께했다. 3개월 뒤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청소년대표가 된 뒤에 대회를 나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딴다면 확실히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나라를 대표한다는 책임감도 가득하다.
박인우는 “태극마크의 책임감, 무게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잘해서 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도 조금 있지만 매일 열심히 운동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며 “낯선 타국에서 더 강한 상대와 만난다는 생각에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륙 대회 첫 금메달을 노린다. 세계선수권 대회 정상에 올랐던 한국이 아직 풀지 못한 숙제이기도 하다. 삼보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박인우에겐 목표를 향해 가는 첫걸음이다.
박인우는 “이번 대회에서 무조건 메달을 따고 싶다”며 “만약 그렇지 못하더라도 한국이 강력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나의 꿈을 향한 출발선이 될 무대를 후회 없이 장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인우는 “휴학 상태라 누나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 관장님과 친구들도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며 “대한삼보연맹에서도 믿고 선발해 주신 만큼 꼭 금메달로 보답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