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주아 측 "수술중 십이지장 파열"vs병원 "의료사고 아냐"

by양승준 기자
2011.05.17 18:55:04

▲ 탤런트 고(故) 박주아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16일 별세한 탤런트 박주아의 사인을 두고 박주아 측과 병원 측이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박주아 측은 병원의 의료 과실로 박주아가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수술 후유증을 사인으로 들어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다.

박주아의 지인인 작가 박미경 씨는 고인이 숨을 거둔 후 17일 오후까지 병원 측의 의료 과실을 문제 삼았다. 박주아가 숨진 후 명확한 해명이 있을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주장하다 17 여시간이 지나 빈소를 차렸지만, 이는 "시신 부패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료사고에 대한 의구심이 풀려서가 아니라는 게 박 작가의 말이다.

박 작가는 병원 측의 의료 행위 중 두 가지를 문제 삼았다. 첫 번째가 산소호흡기 분리 의혹이다. 박 작가는 17일 오후 이데일리SPN과의 전화통화에서 "진료기록을 보면 박주아 씨가 신우암 수술 후 회복 중 산소호흡기가 한 시간 넘게 빠져 있었다는 것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박 작가에 따르면 병원 측은 신우암 수술을 받은 박주아에게 지난 13일 오후 11시 38분 인공기도관리와 산소호흡기부착을 시도했는데 14일 00시 40분에 산소호흡기 등이 빠져있었던 것으로 진료기록에 나와있다. 무려 62분 동안 환자에게 산소호흡기가 빠져 있었다는 의혹이다.

두 번째로는 로봇 수술 과실 의혹을 제기했다. 로봇 수술을 받다 박주아의 십이지장이 파열돼 증세가 악화했다는 주장이다.

박 작가는 "의무기록사본증명서를 보면 수술을 받은 4월18일 당일 십이지장이 파열된 것으로 나온다"며 "이는 로봇 수술을 잘못해 파열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박주아의 신우암이 심각하지 않았다"는 것도 강조했다.



박주아가 지난 1월 국립암센터에서 신우암 초기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 담당의가 "친구처럼 달고 살아도 될 정도"라고 했다는 게 박 작가의 주장.

박 작가는 "박주아 씨를 수술 전날 뵜는데 문제 없어보였다"며 "소풍 가는 것처럼 '3박 4일 있다가 나올 거야'라고 말씀하셨는데 신장 외 다른 장기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 사망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부정했다.

또 "병원 측이 박주아 씨의 건강이 안 좋아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하는 데 고인은 담낭 제거술을 1980년대에, 백내장수술 15년 전에 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작가는 유족의 향후 대응을 묻자 "수술 집도의와 병원장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박주아 사망 후 병원 사무직원과 담당 레지던트 등이 와서 사과했지만 책임 있는 실무진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길 바란다는 게 박 작가가 전한 유족 측 입장이다.

하지만 병원 측은 "유족과 이미 얘기가 끝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유가족이 아닌 박주아 지인의 주장에 일일이 대처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주장이다.

세브란스 병원 홍보실 관계자는 16일 오후 늦게 장례 절차를 밟자 "병원 측의 설명과 입장을 유족 측이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리고 사인에 대해서는 "의료사고 아닌 수술 후유증인 다발성 장기부전"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유족 측과 병원 측의 의료 사고 논쟁은 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작가는 "18일 집도의가 귀국한다고 하니 그 때 집도의를 만나 정황을 다시 한번 확인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박주아는 지난달 18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16일 오전 3시55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8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