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김선호, '깔친놈' 역대캐 경신…블랙코미디 추격액션 [종합]

by김보영 기자
2023.06.08 18:08:36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장르 액션, 캐릭터 무비의 대가 박훈정 감독이 배우 김선호와 함께 ‘귀공자’로 또 하나의 역대급 캐릭터물을 탄생시킬지 주목된다. 주인공부터 악역, 미스터리 인물까지, 김선호를 비롯해 신예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등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 매력적인 캐릭터 앙상블을 빚어냈다. 총기와 카체이싱, 고공 와이어 액션 등 스릴 넘치는 볼거리로 초여름 관객들을 극장에 불러들일 전망이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귀공자’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박훈정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선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영화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영화 ‘신세계’, ‘마녀’ 시리즈, ‘낙원의 밤’ 등을 통해 누아르, 장르 액션 마스터로 자리매김한 박훈정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추격 액션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마녀’ 시리즈 김다미, 신시아를 잇는 신예 강태주와 연극계 및 안방극장 스타로 활약해온 김선호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배우 김강우와 고아라까지 기대 넘치는 캐스팅 조합으로 6월 극장가를 이끌 한국 영화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사진=뉴스1)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귀공자’는 ‘스크린 데뷔작’이란 타이틀이 무색하게 노련히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김선호의 캐릭터 열연이 빛을 발한다. 악역인지 선역인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매력, ‘맑은 눈’으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귀공자’ 역 김선호의 ‘미친놈’ 연기를 감상하는 것이 주된 감상 포인트. ‘귀공자’가 극 초반은 물론, 후반부 반전의 열쇠까지 쥔 인물이라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선호는 각 캐릭터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긴장을 유발하고 때로는 웃음도 선사하며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낸다.

아울러 19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실력자답게 신예 강태주가 표현해낸 마르코의 처절함, ‘한이사’로 변신한 김강우가 선보인 쿨한 악당, 윤주 역의 고아라가 선보인 신명나는 카체이싱 액션 등 다양한 관전 포인트들이 빽빽이 극을 채운다.

특히 극 중 강태주가 연기한 복싱 선수 마르코는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 일명 ‘코피노’란 용어로 불리며 한국인들에게도, 필리핀 현지 사람들에게도 손가락질을 받으며 차별받는 캐릭터다.

박훈정 감독은 ‘코피노’를 작중 소재로 내세운 이유를 묻자 “코피노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전부터 생각했다. 차별 당하는 이들이 차별하고 무시하는 이들에게 한방 먹이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또 몸으로 시작해 몸으로 끝나는 액션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차별’이란 소재를 내세운 만큼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도 엿볼 수 있다. 박 감독은 “사실 블랙코미디는 제가 작품마다 지향하고 있지만 시도에 비해 잘 안됐던 부분”이라며 “‘귀공자’에서도 그런 부분을 좀 녹이려 했다. 다만 원래 시나리오는 완성본보다 좀 더 무거운 느낌을 띠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사진=뉴스1)
김선호가 연기한 캐릭터 ‘귀공자’와 전작 ‘마녀’에 등장한 ‘귀공자’ 캐릭터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감독은 “두 캐릭터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제가 ‘깔끔한 미친 놈’ 같은 인물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도 ‘귀공자’란 이름을 썼다”고 부연했다.

이 작품의 제목은 원래 ‘슬픈 열대’였다. 하지만 촬영 및 편집 과정에서 무거웠던 시나리오의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면서 ‘귀공자’란 타이틀을 갖게 됐다. 김선호는 작품 제목 변천 과정에서 스크린 데뷔작이 사실상의 ‘타이틀롤’이 된 셈. 김선호는 이에 대해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제목은 ‘슬픈 열대’였고 (완성도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각 캐릭터들의 분량도 비슷해서 ‘귀공자’로 알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면서도, “작품의 한 배우로서 열심히 참여했다. 그러다 제목이 ‘귀공자’로 바뀌었는데 제목이 ‘귀공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떨리고 어깨가 무거워지더라”고 책임감을 고백했다.



다만 “이 작품의 ‘귀공자’는 사실 저 하나가 아니다.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강태주 씨가 연기한 마르코도 그렇고, 한 이사도 스토리 설정상 귀공자라 칭할 수 있는 인물이다. 저는 이름만 귀공자일 뿐”이라는 너스레를 덧붙여 웃음을 유발했다.

완성된 영화를 시사회를 통해 처음 접한 소감도 전했다. 김선호는 “처음이라 떨려서 정신없이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스크린에 제 모습이 나오는게 영광스럽고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선호는 이미 박훈정 감독과 ‘귀공자’에 이어 차기작 ‘폭군’으로도 의기투합한 상황. 김선호는 “감독님이 저를 신뢰해주신 이유를 직접 여쭤보진 않았지만 작품 하며 대화를 많이 나눴다. 사람으로서도 배우로서도 감독님에게 배우려는 자세로 경청하고 이를 수행하려 노력했다.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다 보니 감독님도 저를 계속 찾아주시는게 아닐까. 저 역시 감독님을 존경하는 마음과 신뢰가 커서 또 찾아주시면 언제든 달려갈 마음이 있다”고 박훈정 감독을 향한 존경과 믿음을 드러냈다.

박훈정 감독 역시 ‘귀공자’의 속편 제작 가능성을 열어두며 김선호를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박훈정 감독은 “후속편에 관한 가능성은 사실 촬영 도중에 생각을 했었다”며 “캐릭터물이다 보니까 여건이 가능하면 계속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제가 김선호 씨랑 싸우지 않는 이상 (후속편이) 계속될 듯하다”고 긍정적인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뉴스1)
추격 액션 장르인만큼 다양한 총기를 활용한 총격전부터 카체이싱, 맨몸 액션, 고공 와이어 액션이 향연을 펼친다. 김선호는 물론, 강태주와 김강우, 고아라 네 배우 모두가 극에서 쉴새없이 달린다.

강태주는 이에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와이어, 액션, 추격, 감정 연기 등 신인 배우가 하기 힘든 여러 가지 귀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며 “저에게 밑거름이 되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귀공자’를 통해 얻은 경험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다”고 박훈정 감독을 향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귀공자’에서 집요한 빌런으로 변신한 김강우는 “감독님 전작에서 선배들이 멋진 악역을 연기했기에 부담은 있었다”면서도, “제 자신은 한 이사가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고 캐릭터 연구 과정을 전했다.

고아라는 “시원한 액션이 통쾌했다”며 “개인적으로 총기 액션을 할 때 신나게 임했다. 박훈정 감독님 작품은 어떤 역할이든 함께한다는 자체로 좋았는데, 다음에도 좋은 기회를 주시면 또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귀공자’는 오는 21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