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KPGA 우리가 책임진다' 원숭이띠 5인방 출사표
by이석무 기자
2016.01.12 14:24:51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6년은 재주 많고 지혜로운 ‘원숭이’의 해다. 게다가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 까지 붙어 ‘붉은 원숭이’해로 표현된다.
뜨거운 열정과 영검한 원숭이의 기운으로 2016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정진하고 있는 1992년생 ‘원숭이띠’ 골프 선수 5인방(이형준, 이상희, 박일환, 황중곤, 김학형)의 시즌 각오와 목표를 들어봤다.
▲이형준(24.JDX멀티스포츠)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정신력 기르고파’
2012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이형준은 2014년 제주도의 강한 비바람을 뚫고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 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5년 초반 8개 대회에서 6번이나 컷탈락하며 지난 우승이 반짝 우승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에서 정상에 오르며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형준은 “올해 목표는 다승이다”고 당당히 밝히면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정신력을 길러 시즌 내내 꾸준한 성적을 내고 싶다.” 고 각오를 전했다.
▲이상희(24) ‘리우 올림픽에 참가 꿈꿔...불가능이라 생각 안 해’
이상희는 2011년 마지막 대회인 ‘NH농협오픈’ 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루키 시즌에 우승을 일궈냈다. 이 우승은 현재까지도 KPGA 코리안투어 사상 최연소 프로 우승(19세 6개월 10일)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12년 ‘제55회 KPGA 선수권대회’ 우승과 함께 KPGA 대상에 오른 뒤 일본투어 큐스쿨에서 수석 합격의 영예를 차지하며 화려한 비상을 꿈꿨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지만 3년 째 우승컵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희는 올 시즌 올림픽 출전이라는 원대한 꿈을 세웠다. 그는 “아직 순위가 한참 뒤에 있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난 몇 년간 드라이버 티샷의 방향성에 문제가 있어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올 겨울, 티샷의 정확도 향상을 위한 훈련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일환(24.JDX멀티스포츠) ‘우승컵 들어올리는 게 가장 큰 목표’
4년 간의 국가대표를 거치면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바로 프로로 전향한 박일환은 번번이 KPGA 코리안투어 QT(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며 좀처럼 팬들에게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2014년 KPGA 코리안투어 QT를 공동 9위로 통과한 후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참가한 14개 대회 모두 컷통과에 성공하는 등 TOP10 에 7번 이름을 올리며 그 해 생애 한 번뿐인 KPGA 명출상(신인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5년 일본 챌린지투어(2부투어) 개막전인 ‘노빌컵’ 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까지 국내, 외 1부투어에서는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올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 그는 “100야드에서 120야드 거리는 자신 있지만 50야드 안팎과 그린 주변에서의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아 이를 보완하고 있다”며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탔으나 우승 없이 받은 상이라 뭔가 허전한 느낌이었다. 지난 해 제2회 바이네르 오픈 3라운드까지 1타 차 선두에 올라 기회를 맞았지만 마지막 날 역전을 허용해 우승컵을 놓치기도 했다. 올해 원숭이해를 맞아 꼭 우승컵에 입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박일환은 지난 해 10월 기초군사훈련을 마쳐 마음의 짐을 덜어냈고, 올 시즌 골프에 집중한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황중곤(24.혼마) ‘세계랭킹 100위 목표...체력 중요성 느껴’
2009년 순한 인상을 가진 17세 소년이 KPGA 프로(준회원) 선발전과 투어프로(정회원) 선발전을 잇달아 통과했다. 투어프로(정회원) 선발전은 수석합격이었다. 당시 최연소 합격이었던 그 소년이 바로 황중곤이다.
하지만 그는 KPGA 코리안투어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KPGA 코리안투어 QT 예선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0년을 절치부심한 황중곤은 이후 국내보다 일본으로 눈을 돌렸고, 일본투어 큐스쿨을 5위로 통과하며 2011년 일본에서 먼저 투어생활을 시작했다.
일본투어 데뷔 첫 해 ‘미즈노 오픈’ 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꿈의 무대인 ‘디 오픈’ 을 경험하기도 한 황중곤은 2012년 ‘카시오월드오픈’ 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일본에서와는 달리 국내 우승이 없던 황중곤은 2014년 ‘매일유업오픈’ 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라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디펜딩챔피언으로 참가한 2015년 ‘매일유업오픈’ 을 공동 2위로 마쳐 타이틀 방어에는 실패했으나 2012년 정상에 올랐던 일본투어 ‘카시오월드오픈’ 을 또 다시 제패하는 등 일본투어 상금순위 8위에 시즌을 마치는 저력을 보였다.
세계랭킹 151위로 한국 선수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그는 “올 시즌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드는 게 목표” 라며 “지난 해 하반기부터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 부분이 있어 체력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세계랭킹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교한 숏게임이 필요한데 이를 보완해서 원숭이띠 해를 멋지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1월 말 싱가포르에서 펼쳐지는 일본투어 개막전 ‘SMBC 싱가포르 오픈’ 에 출전 예정인 황중곤은 1월 중순 태국으로 이동해 현지 적응과 샷감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김학형(24) ‘첫 우승과 상금랭킹 TOP10 진입 목표’
2015년 KPGA 코리안투어에 첫 발을 내딛고 루키 시즌을 보낸 김학형은 ‘제58회 KPGA 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로 대회가 열린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의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우며 단독 선두에 올라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후 2,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12위까지 하락했지만 최종라운드에서 다시 9언더파 63타를 기록,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당시 3라운드에서 박효원(29.박승철헤어스투디오)이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쳐 김학형은 코스레코드를 보유하지는 못했지만 골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KPGA 코리안투어 상금순위 38위로 무난히 투어카드 유지에 성공한 김학형은 시즌 종료 후에도 팬들과 함께하는 재능기부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팬 서비스에 앞장서기도 했다.
미국에서 전지훈련중인 김학형은 “지난 시즌 신인으로서 시드 유지에 만족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첫 우승과 상금랭킹 TOP10에 들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각오를 전한 뒤 “KPGA 코리안투어의 붐업이 일어나 정신 없이 시합하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지난 해 드라이브 거리가 258.8야드로 최하위(105위)권에 머물러 있는 김학형은 반면에 페어웨이안착률은 77.4%로 1위에 올랐고, 그린적중률도 72%로 20위, 평균퍼팅수 1.781타로 26위를 기록했다. 비거리는 짧지만 정확성이 좋고, 아이언 샷과 퍼트가 평균 이상이라는 뜻이다.
김학형은 “무리해서 비거리를 늘리는 것보다 현재 잘하는 부분을 실수 없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좀 더 정교한 아이언 샷과 숏게임, 퍼트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