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통해 본 리오단 무사사구 완봉 가치

by정철우 기자
2014.06.26 21:11:24

LG 투수 리오단이 26일 잠실 NC전서 3회 이닝을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G 외국인 투수 리오단이 올 시즌 팀의 에이스가 누구인지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리오단은 26일 잠실 NC전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볼넷 없이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세 번째 완봉(찰리 노히트 노런, 임준섭 5이닝 완봉 포함)이자 첫 무사사구 완봉승 기록을 그의 손으로 썼다. 이틀 전 노히트 노런을 당한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어 낼 수 있는 역투였다.

기록을 통해 보면 리오단의 완봉은 더욱 가치가 있다. 한참 물이 오른 NC 타선을 상대로 거둔 완벽투였기 때문이다.

일단 올 시즌 NC 야수들은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 1군 진입 2년차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달라졌다. <표 참조>

자료제공=베이스볼S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장타력이다. 지난해 65경기를 기준으로 NC의 장타율은 3할7푼4리에 머물렀다. 수준급 타자의 타율 수준에 머물렀던 셈이다. 하지만 올 시즌엔 4할6푼6리로 9개팀 중 3위에 랭크 돼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두자릿수 홈런 타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올해는 무려 4명이나 됐다. 반면 병살타는 지난해 보다 적어졌다.

특히 LG를 상대로는 더 강해졌다. 상대 전적 7승1패의 압도적 승률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표 참조>



자료제공=베이스볼S
지난해 LG를 상대로 2할3푼2리의 타율에 그쳤던 LG는 올 시즌엔 2할9푼6리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16경기서 친 5개의 홈런을 올 해는 8경기만에 해냈다. 그만큼 LG전서 장타를 많이 쳤다.

하지만 리오단의 맞춰 잡기 앞에서는 별무 소용이었다. 외야로 가는 공은 야수 정면으로 향했고 내야 쪽 잘 맞은 타구는 야수들의 호수비까지 더해지며 범타가 됐다.

9이닝 동안 잡아 낸 삼진이 4개 뿐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오단은 보통의 우완 투수들과는 달리 1루쪽 투구판을 밟고 던지며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낯선 궤적을 보여줬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바깥쪽을 잘 활용한 것이 중요했다. 우타자에게는 컷 패스트볼, 좌타자에겐 체인지업을 떨어트리며 공략했다.

커브를 종종 섞으며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더 빠르게 느끼도록 한 것이 적중했다.

LG는 리오단을 통해 NC전 스윕 위기를 넘겼다. 연패를 끊어주고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를 에이스라 부를 수 밖에 없는 명백한 이유다.